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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현장]'요코하마 쇼크' 남기고 귀국길 김학범호, 매우 분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노주환 기자

입력 2021-08-0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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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쇼크' 남기고  귀국길 김학범호, 매우 분하지만 이게 끝이 아…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31일 요코하마 국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한국의 정태욱이 3대6 패배를 확정짓고 황의조를 위로하고 있다. 요코하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7.31/

[도쿄(일본)=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도쿄올림픽 8강에서 도전을 멈춘 한국 축구 올림픽대표팀이 3일 귀국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끈 올림픽대표팀은 8강전에서 북중미 강호 멕시코에 3대6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수비라인이 무너지면서 6실점해 큰 충격과 실망감을 주었다. 조별리그 마지막 두 경기서 4대0, 6대0 대승을 거둔 바로 다음 경기서 당한 충격적인 결과라 아쉬움이 컸다. 귀국길이 씁쓸하다. 2012년 런던대회 동메달 그 이상을 노렸지만 결과적으로 그 야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와일드카드 공격수로 출전했던 황의조(29·보르도)는 "이것으로 축구 선수가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A대표팀 주전 원톱 공격수이기도 한 황의조의 이 말은 냉정하지만 정확히 맞다. 올림픽은 4년 마다 돌아오는 큰 무대 중 하나다. 그렇지만 축구 선수에게 더 큰 무대가 있다. 바로 월드컵이다. 태극전사들은 귀국 후 푹 쉴 틈이 없다. 그들은 전부 프로선수들이다. 소속 클럽을 위해 리그 경기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또 9월부터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촘촘히 잡혀 있다. 1년 이상의 강행군 시작이다.

그렇다고 이번 도쿄올림픽 결과를 그냥 넘겨서도 안 된다. 멕시코전 결과와 경기 내용에 대한 철저한 분석 및 반성 그리고 솔루션을 찾아내는 뒷수습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가 그냥 멕시코를 만나 재수없게 6골이나 얻어터지면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고 넘긴다면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굵직한 대회에서 늘 멕시코를 만나 힘들어 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1998년 프랑스월드컵 등에서 그랬다. 내년 카타르월드컵과 그 후 2024년 파리올림픽 등에서도 얼마든지 또 멕시코를 만날 수 있다. 멕시코를 만나면 왜 우리 태극전사들이 기를 펴지 못하고 그들의 개인기와 조직력에 고전하는 지를 꼭 따져 보아야 한다. 적어도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축구인들은 그래야 한다. 소위 명색히 축구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멕시코를 상대하는 법을 고민하고 또 대책을 찾아야 한다.

우리 태극전사들의 일부가 멕시코에 대패를 당한 후 요코하마 국제스타디움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오초아가 지킨 멕시코 골문에 2골을 터트린 '도쿄 리' 이동경(울산 현대)은 거의 오열 수준의 눈물을 쏟았다. 분하고 슬펐을 것이다. 이번 3대6 대패 기록은 한국 축구 및 올림픽 역사에 남았다. 냉정하게 얘기해 지울 수 없는 기록이 돼 버렸다. 그렇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황의조의 말 처럼 축구 선수에게 앞으로 수많은 대회와 경기가 있다. 이번 '요코하마 쇼크'는 굴욕적이었다. 그걸 직접 그라운드에서 경험한 태극전사들은 두고두고 곱씹을 수 있다. 아픈 기억을 나약해질 때마다 떠올리며 성장해야 한다. 우리 과거를 돌아보면 올림픽 대표 선수가 최고봉 월드컵 대표 선수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올림픽 축구는 최고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이 단계에서 걸려 넘어졌더라도 다시 일어나 더 빨리 더 멀리 달리면 된다. 아프다고 주저 앉으면 발전은 없다. 도쿄올림픽에 도전한 김학범호의 현 주소다. 도쿄(일본)=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도쿄(일본)=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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