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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전북과 찐전쟁 치른 신형민"울산에도 파이터가 필요했다"[현장인터뷰]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4-21 22:04

수정 2021-04-22 00:11

'친정'전북과 찐전쟁 치른 신형민"울산에도 파이터가 필요했다"


"울산에도 파이터가 필요했다."



전북 출신 울산 투혼 미드필더 신형민이 친정 전북과의 첫 맞대결 직후 의미 있는 소감을 전했다.

21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1 11라운드 울산 현대-전북 현대, 시즌 첫 1-2위 맞대결 '현대가 더비'에 신형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섰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전북 동료들과 처음으로 적으로 만났다. "내가 있는 팀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 그대로 그는 그라운드에서 울산 투사로 돌변했다. 전반 36분 전북 홍정호와 울산 김지현이 충돌하자, 울산 캡틴 완장을 찬 전북 출신 '투사' 신형민이 달려가 격하게 항의했다. 양팀 선수들이 몰려들며 일촉즉발, 전쟁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기싸움이었다.

경기 직후 신형민은 "직전 수원과의 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해서 마음이 안좋았다. 오늘 전북을 상대로 승리하려는 의지, 많은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무승부가 더 아쉽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홍정호와의 충돌 장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선수들의 투쟁심을 끓어오르게 하는 베테랑의 작심 액션이었다. "울산에 그런 선수가 없었던 것이 준우승에 머무른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선수가 필요해서 홍 감독님께서 저를 영입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 조금이나마 자극 받아서 원팀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신형민은 "밖에서 본 울산엔 파이터보다 기술적으로 좋은 선수가 많았다. 전북과 울산의 차이는 그게 아니었을까. 울산도 우승 DNA가 있지만 전북과 울산의 맞대결에선 능력이나 기술보다 그런 부분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형민은 수비라인과 합심해 '득점 1위' 일류첸코를 꽁꽁 묶어냈다. 매경기 공격포인트를 적립하며 전북의 무패행진을 이끌어온 일류첸코에게 단 한번의 슈팅도 내주지 않았다. 신형민은 "전북이란 팀에는 다양한 선수가 있고 11명 모두 기술이 좋다. 전북-울산전 같은 경기는 그 외적인 부분에서 늘 결과가 나온다. 적극적으로 수비하자고 이야기했다. 서로 커버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바로우와 일류체코에게 실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뭇 기대된다"던 친정과의 실제 첫 맞대결 소감은 어땠을까. "기대만큼 재미있었다. 밖에서는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지만 경기장에서 뛰는 저로서는 재미있었고 신났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선수들도 다 아는 선수들이고 경기장에선 상대선수지만 밖에선 서로 친하게 지내는 선후배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오늘 경기를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전 경기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데 만족한다"며 미소 지었다.

팬들에게도 선수들에게도 아쉬웠던 0대0 무승부, 다음 전북전에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서로에게 찬스가 없었다는 것은 서로 큰 찬스를 주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했다. "저희는 따라가는 입장이고 전북은 지키는 입장이다보니 지지 않으려고 이기려고 서로 애쓰다보니, 이겨야 살아남는 경쟁 상대이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저희는 다음 경기도 승리를 위해서 준비할 것이다. 더 좋은 모습,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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