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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뚜껑을 열어보니…'이변'과 '환희'가 교차했다

최만식 기자

입력 2021-03-02 05:28

K리그2 뚜껑을 열어보니…'이변'과 '환희'가 교차했다
서울이랜드 선수들이 2월 28일 부산과의 개막전 승리를 거둔 뒤 코칭스태프와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어? 우승 후보가 졌어."



'하나원큐 K리그2 2021'이 대장정에 돌입했다. 지난 27일 경남FC와 안양FC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K리그2 10개 구단이 1라운드를 치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흥미로운 결과들이 줄을 이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지만 K리그1 못지 않게 K리그2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들이다.

총 5차례의 경기에서 '이변', '환희', '망신'이 교차했다. 우선 이번 1라운드에서 작은 '이변'으로 꼽히는 것은 강력한 승격 후보들의 엇나간 첫단추다.

가장 먼저 경기를 치른 경남이 첫 희생양이 됐다. 경남은 안양에 0-2로 끌려가다가 1골 만회하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 9위, 경남과의 3차례 맞대결 전패를 했던 안양이 경남을 잡을 것이라 예측한 이는 드물었다.

작년 2부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수원FC에 져 승격 기회를 놓쳤던 경남은 공격수 이정협 윌리안에 에르난데스, 미드필더 임민혁 정창용, 수비수 김영찬 김동진 김명준 등을 영입하며 1부급 스쿼드를 갖췄지만 안양의 돌풍을 뚫지 못했다. 알고 보니 안양은 2019년 개막전서도 강력한 승격 후보였던 부산 아이파크를 4대1로 완파한 바 있었다.

김천 상무가 안산과 1대1로 비긴 것도 '이변'에 속한다. 김천의 스쿼드는 군인팀 특성상 K리그2 최고로 꼽혔다. 연고지 이전에 따른 규정으로 인해 2부리그로 내려왔을 뿐, 지난해 4위를 한 강호다. 올 시즌 리그 우승, 자동승격 1순위로 예측됐던 김천이 첫발부터 발목을 잡힌 것이다.

이튿날인 지난 28일 부산에서는 '환희'와 '망신'이 교차했다. 2014년 창단 이후 한 번도 개막전에서 승리를 맛보지 못했던 서울 이랜드가 부산에 3대0 대승을 거두면서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경기가 끝난 뒤 관계자들이 "'경상도 사나이' 정정용 감독이 저렇게 어린애처럼 기뻐하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다"는 말을 쏟아낼 정도로 이랜드는 그야말로 '환희의 도가니'였다.

이제 첫 경기, 큰 점수 차로 이겼다고 샴페인을 일찍 터뜨린 게 아니었다. 지긋지긋한 징크스에서 마침내 탈출했기 때문이었다. 2015년 시즌부터 K리그2에 참가한 이랜드는 작년까지 총 6번의 개막전을 치렀는데 3무3패였다. 2015∼2016년 연속 무승부, 2017∼2019년 3연패를 하며 암흑기를 보내다가 지난해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1대1로 비긴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랬던 이랜드가 개막전 첫 멀티골로 처음 웃게 된 것이다.

반면 부산은 2017년 성남FC와의 개막전 승리(1대0) 이후 개막전 무승(1무 후 3연패)의 망신을 당했다. 더구나 이날은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의 데뷔전이었고, 구단주인 정몽규 HDC 회장이 시즌 개막 격려를 위해 방문한 날이었다.

정 감독은 "개막전 징크스를 깼고, 현재 리그 순위 1위에도 올랐다. 지금 순위표를 캡처해두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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