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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만에 돌아온 K리그, 홍명보의 울산은 화끈했다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3-02 05:27

19년만에 돌아온 K리그, 홍명보의 울산은 화끈했다
울산 현대와 강원 FC의 K리그1 2021 경기가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렸다. 울산이 5대0으로 승리했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과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3.01/

"19년만에 돌아온 K리그 그라운드가 따뜻했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1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1 2021' 강원과의 홈 개막전에서 5대0 대승을 거둔 직후 밝힌 K리그 복귀, 사령탑 데뷔전 소감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포항 스틸러스 선수로 달렸던 홍 감독은 이날 울산 사령탑으로 19년만에 K리그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현장 지도자로 돌아온건 2017년 5월 항저우 그린타운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약 4년만이다. 흩날리는 봄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벤치 앞에 선 채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영원한 리베로'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대승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홍 감독은 "19년만의 K리그가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그때 입었던 유니폼과 색깔은 다르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굉장히 따뜻하다고 느꼈다"며 미소 지었다.

새 시즌 베일을 벗은 울산 홍명보호의 축구는 '직진축구'였다. 개막전부터 무자비하게 활활 불타오르는 '홍염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전반 27분 윤빛가람, 후반 8분 김기희, 후반 11분 이동준의 연속골, 후반 18분, 25분 김인성의 멀티골이 연거푸 터지며 무려 5골 차 대승을 거뒀다. 겨우내 "젊고 빠르고 역동적인 원팀 축구"를 강조해온 홍 감독의 철학이 첫 라운드부터 그라운드에서 뜨겁게 불타올랐다.

개막전 특유의 탐색전에 강력한 전방 압박, 팽팽한 흐름에 균열을 불러온 건 울산이 올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부산 출신 '국대 영건' 이동준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탁월한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강원 출신 원톱 김지현 역시 지지 않는 몸싸움으로 기회를 노렸다. K리그 데뷔전에 나선 '19세 미드필더' 강윤구도 바지런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반 26분 김지현이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며 위험지역에서 김영빈의 파울을 유도했다. 이어진 전반 27분 프리킥 찬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MVP' 윤빛가람이 나섰다. 오른발 강력한 슈팅은 골대 구석에 정확하게 꽂혔다. "중국 이적설이 있었던 윤빛가람의 잔류가 가장 큰 영입"이라며 선수의 마음을 돌린 홍 감독의 믿음에 보란 듯이 부응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홍 감독은 'U-22 미드필더' 강윤구를 빼고 이동경을 투입했다. 후반 7분, 강원에 치명적인 악재가 닥쳤다. 이동준의 거침없는 문전쇄도를 막아선 '주장' 센터백 임채민이 명백한 득점기회를 저지했다는 판단에 따라 레드카드를 받았다. 곧바로 울산의 쐐기골이 터졌다. 후반 8분 윤빛가람의 프리킥 후 센터백 김기희가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2분 이동준이 기어이 골맛을 봤다. 이동경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오프사이드 트랩을 허물며 감각적인 칩샷으로 골문을 열었다. '울산 원조 스피드레이서' 김인성 역시 가만 있지 않았다. 후반 18분 원두재의 패스를 이어받아 박스 앞 호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울산의 4번째 골을 찍더니, 후반 25분 또다시 왼발로 골문을 열며 5대0 대승을 자축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강원 상대, 2012년 7월 15일(2대1 승) 이후 17경기 무패(14승3무)를 달렸다.

11대10의 수적 우세, 개막전 변수를 두루 감안하더라도 홍명보의 울산은 기대 이상이었다. 90분 내내 14개의 슈팅, 10개의 유효슈팅을 쏘아올렸다. 시원한 스피드와 파워로 상대를 압도하는 가운데 , 4골, 5골을 넣고도 만족을 모르는 '직진축구'의 화끈한 매력을 선사했다.

'개막전 히어로' 이동준은 '홍명보 축구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11명이 조직적으로 다같이 움직이면서, 공격적으로 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하는 역동적인 축구"라고 답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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