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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는 역시 의외의 선수가 터져야' 데뷔골로 3위 기적 만든 '무명의 윙어' 도동현

박찬준 기자

입력 2020-11-22 13:06

'큰 경기는 역시 의외의 선수가 터져야' 데뷔골로 3위 기적 만든 '무명…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시 큰 경기는 의외의 선수가 터져야 이긴다.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최종전이 그랬다. 많은 경우의 수가 있었지만, 경남은 심플했다. 무조건 이겨야 3, 4위에게 주어지는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6위 경남 입장에서 최근 2연승을 달리고 있는 3위 대전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경남은 막판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경기 전까지 6위였던 순위표를 3위로 바꿨다. 정규리그 순위 우선팀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 규정에 따라 승격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같은 기적의 중심에는 '무명의 윙어' 도동현이 있었다. 도동현은 대전과의 최종전 전까지 올 시즌 5경기 출전에 그쳤다. 슈팅은 단 1번 뿐이었다. 설기현 경남 감독은 뒷공간 공략을 이날 포인트로 점찍고, 발빠른 도동현을 선발 출전 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도동현은 전반 1분 상대 수비수의 헤더 클리어 실수를 가로 채 드리블 후 왼발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도동현의 K리그 데뷔골이었다. 도동현은 시종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대전 수비를 공략했고, 경남은 주도권을 잃지 않으며 대전을 1대0으로 제압했다. 도동현은 시즌 두번째 슈팅을 K리그 데뷔골, 그리고 경남 3위 확정골로 연결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을 인정받았던 도동현은 경희대 재학 중 호주,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무대를 누볐다. 2019년 경남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단 내부에서 기대가 컸다. 동계 훈련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가 쫓아다녔다. 기술을 강조하는 설 감독 체제에서도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도동현은 "설기현 감독님께서 상대 뒤쪽 라인 공략을 주문하셨다. 이를 잘 수행했기에 상대 실수까지 나와 득점했다"며 "지난해부터 많은 일이 있었다. 올해 득남했고 행운적인 결과가 따라와서 기쁘다. 첫째로 아내가 생각난다. 육아를 많이 도와줘서 감사하다. 아들도 많이 생각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데뷔골이라는 벽을 넘은 도동현은 이제 승격을 정조준하고 있다. 또 한번 자신의 발등으로 기적을 쓰겠다는 믿음을 품은채.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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