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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기적 꿈꾸는 인천, 첫번째 단추는 내부정리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20-08-13 17:18

수정 2020-08-14 08:45

잔류 기적 꿈꾸는 인천, 첫번째 단추는 내부정리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분명 쉽지 않지만, 길은 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해법은 '원팀'이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강등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매년 최악의 상황 속 위기를 극복하며 '잔류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올 시즌은 쉽지 않아 보인다. 내부 갈등으로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반드시 잡아야 했던 지난 광주전을 놓친 것이 뼈아팠다. 이 경기를 잡았다면 위의 팀들과의 승점차를 줄임과 동시에 분위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 아쉬운 결과가 '윗선'의 개입으로 인한 라인업 변경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올 시즌 K리그1은 연고지 계약 만료로 강등이 일찌감치 확정된 상주의 6강행이 유력해지면서, 상주와 12위팀이 강등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천은 승점 5로 최하위, 11위 수원(승점 14)과의 승점차는 9점이다. 아주 큰 차이는 아니지만 올 시즌이 코로나19로 인해 27경기로 경기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점수도 아니다. 인천은 2016년의 기적 재현을 꿈꾸고 있다. 인천은 당시 마지막 10경기에서 6승3무1패를 기록하며 극적인 잔류드라마를 썼다. 분위기만 바꾼다면 아주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올 시즌 K리그1 하위권은 종이한장 차이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분위기를 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분위기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핵심은 내부 정리다. 인천은 앞서 언급한대로 지난 2년간 지독한 내홍을 겪었다. 프런트 내 파워싸움으로 몇몇 직원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지난 시즌 유상철 감독 투병 사실 등이 더해지며 또 한번의 잔류 성공으로 문제가 덮였지만, 올 시즌 다시 한번 이 갈등은 수면 위로 올랐다. 그 내부 문제가 극에 달한 것이 이임생 감독 선임 불발건이었다. 인천은 구단의 치부를 모두 노출하며, 만신창이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어진 일방적 주장으로, 전달수 대표이사가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결국 조성환 감독이 선임되며 일단락이 됐지만, 아직 프런트내 문제는 정리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촌극이 도화선이 돼,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이 9일 성남전 직전 돌연 자진 사퇴를 발표하고 팀을 떠났다. 전 대표도 시에 이미 사퇴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구단주인 박남춘 인천시장은 전 대표의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언론의 융단폭격을 맞으면서도 침묵하고 있던 전 대표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강등 위험에 처한 것은 대표의 책임"이라며 마음을 굳힌 듯 하다. 당초 전 대표는 끝까지 책임을 질 계획이었지만, 본인과 관련해 난무하고 있는 억측, 오해 등으로 힘들어 하며 결국 병원 신세까지 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온 이상,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난 2년간 인천 내부를 괴롭혔던 고름을 짜낼 수 있는 마지막 찬스다. 인천의 내부 문제는 모두가 명확히 알고 있다. 이를 해결할 있는 사람이 전 대표다. 전 대표는 구단 직원, 서포터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구단 직원들은 물론 최근 인천 서포터스 '파랑검정' 현장팀도 전 대표에게 잔류를 당부하기도 했다. 내부 문제를 해결해야 팀이 다시 뭉쳐질 수 있다. 선수단은 조 감독을 중심으로, 프런트는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가 될 경우, 잔류라는 드라마를 쓸 수 있다. 모두가 힘이 합쳐졌을 때, 기적이란 그럴 때 나온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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