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버터 감독'이 준비한 전략은 상당히 거칠고 날카로웠다. 여유만만하게 거들먹거리던 거인의 허를 파고들더니 치명타를 날렸다. '안방에서는 지지 않는다'던 전북 현대를 거의 다 잡을 뻔했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성남FC가 후반 추격을 허용하며 2대2로 원정경기에서 승점 1점만 챙겼다.
성남은 11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1라운드 경기에서 전반에만 2골을 터트리며 리그 1위인 '디펜딩챔피언' 전북을 잡는 듯 했다. 전반 4분만에 이재원의 선제골이 터졌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박태준의 골까지 터졌다. 하지만 끝내 승리의 축배를 들지 못했다. 후반 들어 전북의 반격이 무서웠다. 전북은 후반 10분 한희원의 만회골에 이어 후반 19분 연제운의 자책 동점골을 이끌어내며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성남의 승리 꿈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이어 김 감독은 이날 김현성을 원톱으로 기용한 이유에 관해 "김현성은 제공권이 높고 볼 키핑 능력이 있는 선수다. 오늘 기대만큼 해줬다"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김 감독은 이날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친 원동력에 관해 "경기장에 나가기 전에 몇 가지 주문한 것이 있었다. 우선 세컨드 볼 싸움에서 지지 말고, 점유율을 높이자고 했다. 또 우리가 파울이 적은 편인데, 오늘은 좀 더 거칠게 싸워보자고 말했다. 선수들이 내 얘기대로 수행을 잘 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