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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슈 있었는데, 손흥민-요리스 충돌에 다 묻혔다

김용 기자

입력 2020-07-07 13:19

많은 이슈 있었는데, 손흥민-요리스 충돌에 다 묻혔다
Adam Davy/Pool via REUTERS EDITORIAL USE ONLY.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결국 손흥민과 위고 요리스의 다툼만 이슈가 된 경기.



토트넘 손흥민이 생각지도 못한 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지만, 찝찝함이 남은 경기였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에버튼과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승점 45점, 리그 10위의 토트넘 입장에서는 승점 1점 차이로 자신들을 턱밑에서 추격하는 에버튼전 승점 3점이 꼭 필요했다.

이 외에도 손흥민과 토트넘에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먼저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으로 한국 축구 레전드이자 프리미어리그 선배 박지성을 넘어섰다. 손흥민은 이 경기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155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이 박지성의 154경기였다.

여기에 리그 9골, 9도움을 기록중이던 손흥민은 1골만 더 넣으면 네 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도움까지 추가했다면 10골-10도움 클럽에도 가입할 수 있었다.

상대가 에버튼인 것도 중요했다. 안드레 고메스와의 재회 때문이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4일 에버튼과의 시즌 첫 만남에서 악몽을 꿨다. 자신의 태클에 고메스의 발목이 부러졌다. 당시 손흥민은 충격에 눈물을 흘리며 힘들어했다. 다행히 고메스의 수술과 재활이 잘돼 회복이 빨랐고, 고메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개된 리그에서 에버튼의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중이었다. 그러나 에버튼과 고메스를 직접 만난다면 그날의 악몽에 심적으로 흔들릴 수 있었던 손흥민이었다.

토트넘 조제 무리뉴 감독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프리미어리그 통산 200승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326경기 만에 200승으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1위는 322경기 만에 200승을 거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기록.

하지만 경기는 엉뚱한 사태에 모든 초점이 맞춰졌다. 전반전 종료 후 토트넘 골키퍼이자 주장인 위고 요리스와 손흥민이 거칠게 다툰 것이다. 요리스가 손흥민을 손으로 밀치며 소리를 질렀고, 손흥민도 지지 않고 요리스에게 저항했다. 팀 동료들이 말려 싸움이 커지지 않았다. 문제는 손흥민의 수비 가담. 전반전 종료 직전 상대 히살리송이 무방비 상태에서 강력한 슈팅을 때렸는데, 요리스는 그를 자유롭게 놔둔 원인으로 손흥민의 수비 가담을 지적한 것이다. 요리스는 경기 후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수비 가담을 지적한 건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손흥민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 누구보다 수비 가담을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데다, 공격수가 역습을 나가다 갑자기 수비로 돌아오기도 쉽지 않다. 당시 토트넘이 공격으로 치고 나가다 중원에서의 실수로 공을 빼았기며 히살리송에게 찬스가 났었다.

다행히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 두 선수가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고, 경기 후 포옹을 하며 앙금이 없음을 알렸다. 이 모든 게 토트넘이 1대0으로 승리했기에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토트넘은 전반 24분 상대 수비수 마이클 킨의 자책골에 힘입어 신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경기 후 "요리스와 금방 풀었다. 두 사람 모두 열정이 있어 일어난 일"이라고 넘겼다.

하지만 영국 현지 매체는 토트넘의 승리보다, 두 사람의 충돌을 헤드라인으로 장식하기에 바빴다. 라커룸도 아니고, 그라운드 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상황에 같은 팀 선수가 싸우는 건 정상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 토트넘과 손흥민 입장에서는 이기고도 찝찝함이 남을 수밖에 없었던 경기였다.

그래도 위안거리는 토트넘이 승점 3점을 챙겨 리그 8위로 뛰어올랐다는 점, 직전 두 경기에서 슈팅을 1개도 때리지 못했던 손흥민이 이 경기 후반전에는 상대 골키퍼 조던 픽포드를 깜짝 놀래키는 위협적인 슈팅 3개를 때리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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