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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vs 제주의 역사적 첫 대결, '떠난 자'와 '새로 태어난 자'의 운명의 대결

노주환 기자

입력 2020-05-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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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vs 제주의 역사적 첫 대결, '떠난 자'와 '새로 태어난 자'의 …
부천FC 선수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기업구단 제주 유나이티드(모기업 SK그룹)는 2006년 큰 변화를 결정했다. 연고지를 부천에서 제주도로 옮겼다. 따라서 팀명도 부천 SK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로 바꿨다. 1996년 연고지를 서울에서 부천으로 옮겼던 SK는 섬 제주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당시 아쉬움이 컸던 부천팬들은 떠난 SK를 원망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시민구단 부천FC1995는 SK가 떠난 그 자리에 새롭게 탄생했다. 팀명에 붙은 '1995'는 부천 SK의 전신인 유공 코끼리 구단의 팬들이 서포팅을 위해 최초로 뭉친 해를 뜻한다. 부천FC의 시작은 2006년이었다. '새로운 부천축구클럽 창단 시민모임'을 발족했다. 이듬해 부천시와 연고지 협약을 하면서 부천FC1995가 창단됐다. 이후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프로팀의 모습을 갖춰나갔다. 그 결과, 2012년 프로축구연맹에 가입했고, 이듬해부터 K리그 2부에 참가했다. 부천은 올해까지 2부에서 1부 승격을 꿈꿔왔다. 제주가 2부로 강등되면서 부천과의 만남이 성사됐다.

'부천시를 떠난 팀'과 '부천시에 새롭게 태어난 팀'이 역사적 첫 대결을 펼친다. 부천FC와 제주가 26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2 2020'시즌 4라운드서 맞대결한다.

유공 코끼리 수비수 출신인 부천 송선호 감독은 "이번 제주전은 우리 부천 시민들이 무척 기다려온 매치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부천 SK 공격수 출신 제주 남기일 감독은 "부천은 정말 쉽지 않은 상대다. 우리 선수들이 부담감을 버려야 한다. 우리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한 경기일 뿐이다"고 말했다.

K리그 2부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대결을 앞두고 두 팀의 상황은 묘하게 엇갈렸다. 시즌 전 약체로 평가받았던 부천은 개막 후 파죽의 3연승으로 선두를 달렸다. 아산(1대0) 안양(2대1) 안산(2대0)을 차례로 무너트렸다. 시종일관 자기 진영에 4명 이상의 선수를 남겨놓는 수비 위주의 '실리축구'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송선호 감독은 '원팀'을 강조했고, 토종과 외국인 선수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제주에 밀리지만 조직력이 탄탄하다.

당초 우승 후보로 꼽혔던 제주는 개막 후 3경기서 1무2패로 부진하다. 서울 이랜드와 1대1로 비겼고, 전남(0대1) 대전(2대3)에 연달아 졌다. 특히 직전 대전 하나와의 홈 경기서 2-0으로 앞서 나가다 3실점하며 무너졌다. 미드필더 이창민 마저 퇴장당해 부천전에 결장한다.

제주의 숙제는 수비라인을 올리지 않는 부천을 어떻게 공략하느냐다. 제주는 계속 수비위주의 역습을 펼치는 팀을 상대하면서 고전 중이다. 부천FC 출신인 제주 공격수 공민현은 "정말 중요한 경기다. 부천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어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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