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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호아킨이 아직도 뛰고, 여전히 잘한다, 그저 레전드

윤진만 기자

입력 2019-12-1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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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호아킨이 아직도 뛰고, 여전히 잘한다, 그저 레전드
사진=호아킨 인스타그램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그.아.호. 그래도 아직은 호아킨(38·레알 베티스)이라는 뜻으로, 노장이 되어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호아킨에게 국내 축구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호아킨은 지난 주말 리그 경기에서 '그래도 아직은 호아킨'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8일 에스타디오 베니토 비야마린에서 열린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2019~20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6라운드에서 전반 2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18분 동안 2골을 더 몰아쳐 개인경력 첫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팀을 3대2 승리로 이끈 활약도 활약이지만, 호아킨의 나이가 더 큰 조명을 받았다. 호아킨은 38세 240일에 세계 최정상급 리그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수비가 강점인 빌바오를 상대로 3골을 낚았다. 이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 레전드 알프레드 디 스테파노가 1964년 작성해 55년째 깨지지 않던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37세 255일)을 경신했다.

호아킨은 17년 전인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스페인 대표로 활약한 선수로 국내에도 잘 알려졌다. '히딩크호'의 수비진을 수차례 곤경에 빠트렸던 그는 승부차기에서 실축을 한 뒤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호아킨과 1981년생 동갑내기인 박지성을 비롯해 4강 주역들이 지금은 모두 은퇴했지만, 호아킨은 지금도 최정상 무대를 누비고 있다. 발렌시아, 말라가, 피오렌티나 등의 팀을 옮겨다니다 2015년 자신을 키워준 베티스로 돌아온 그는 '레전드' 지위를 이용해 10분, 20분용으로 활용되지 않고 여전히 주력으로 뛴다. 빌바오전을 포함해 최근 리그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호아킨은 "해트트릭이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기 위해 내 볼을 꼬집어봤다"며 "나는 많은 나이에도 나 자신을 중요한 선수로 보고,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큰 울림을 줬다. 훗날 베티스 회장을 꿈꾸는 이 윙어는 이미 베티스의 지분 2%를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티스 루비 감독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나. 그 나이에 경기에 차이를 만드는데… 4번째 골을 못 넣은 것이 이날 유일하게 부끄러웠던 장면"이라며 호아킨을 향해 엄지를 들었다. 동료 수비수 에메르송은 "호아킨은 기계같다. 마치 25세 선수처럼 플레이한다. 그저 놀랍다"고 혀를 내둘렀다.

참고로 이날 3골을 허용한 빌바오 골키퍼 우나이 시몬은 호아킨이 라리가에 데뷔할 당시, 네 살이었다.

▶유럽 5대리그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 (2019년 12월10일 기준)

스페인=호아킨=38년140일

독일=클라우디오 피사로=37년151일

잉글랜드=테디 셰링엄=37년146일

이탈리아=실비오 피올라=37년51일

프랑스=토니 카스카리노=37년31일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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