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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리뷰]전북-서울 영화같은 혈투...전북 4-2 승리

최만식 기자

입력 2019-07-20 20:53

수정 2019-07-20 21:32

전북-서울 영화같은 혈투...전북 4-2 승리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전북이 영화같은 승부를 연출하며 FC서울전 연승을 달렸다.



전북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22라운드 서울과의 원정경기서 4대2로 완승했다.

이로써 전북은 서울전 5연승을 하며 리그 선두 자리도 굳건하게 지켰다. 전북 수비수 홍정호의 첫 멀티골, 이적생 김승대의 데뷔골, 서울 박동진의 멀티골, VAR의 희비 등 이야기 거리가 풍부한 명문 클럽간 명승부였다.

▶전반부터 달아오른 열기 '더위야 물럿거라'

이날 상암벌은 태풍의 여파로 볼쾌지수가 높았다. 습도와 기온이 높아 가만히 있어도 땀이 맺힐 정도였다. 하지만 많은 주말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전주에서 달려온 전북 팬들만 해도 600명을 훌쩍 넘을 정도였다.

이들의 열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화끈한 빅매치였다. 두팀 감독이 경기 전 이구동성으로 물러서지 않겠다며 공격축구를 예고한 그대로였다.

전반에 두팀은 장군멍군 치열하게 치고 받았다. 전북이 먼저 포성을 울렸다. 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가담한 박주영이 머리로 클리어한 것이 골문 외곽에 있던 김진수 앞에 떨어졌고 김진수는 곧바로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볼줄기가 골문 왼쪽을 살짝 벗어나는 듯 했지만 상대 수비수들과 엉켜있던 홍정호가 왼발로 방향을 살짝 바꾸며 골망을 흔들었다. 문전 혼전 상황이라 서울 골키퍼 양한빈도 어쩔 수 없는 골이었다. 수비수 홍정호에겐 올시즌 1호골.

전북의 공세를 잘 막아오다가 운이 없던 서울은 약이 올랐다. 공세의 고삐를 더욱 ?다. 전북의 공격에 위험을 맞아도 주춤하지 않았다.

전반이 끝나갈 즈음 이대로 전반을 끝내고 싶은 전북이 잠깐 안주했을까. 서울이 허를 찔렀다. 고요한의 측면 전개 패스를 받은 알리바예프가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침투하더니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골키퍼와 수비라인 사이 무방비 공간으로 낮게 파고들었고 박동진이 쏜살같이 달려들며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전반 혈투에 이은 후반 극장쇼

전반의 혈투는 후반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그래서 명승부다. 후반 3분 서울이 먼저 가슴을 쓸어내렸다. 문선민이 문전 헤더슛을 하는 과정에서 달려나온 서울 골키퍼 양한빈과 충돌했는데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곧이어 비디오판독. 판독 시스템을 돌려본 주심은 그러나 양한빈의 정당한 방어동작으로 보고 페널티킥을 취소했다.

이어 11분에는 서울 선수들이 로페즈가 자기 진영 페널티지역에서 핸드볼 파울을 했다며 주심에게 호소했지만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경기장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더니 드라마같은 '격투전'이 펼쳐졌다. 13분 전북 정 혁이 왼쪽 측면에서 기습적인 크로스를 올리자 홍정호가 머리로 해결했다. 내친 김에 멀티골을 작성한 것이다. 홍정호가 K리그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전북의 기쁨도 잠시. 숨을 고를 겨를도 없이 서울 응원석이 들썩였다. 15분 윤종규의 패스를 받은 박동진이 살짝 파고들다가 강하게 대각선 슈팅을 한 것이 골그물 왼쪽 구석에 통렬하게 꽂혔다. 보기 드문 특정선수간 '멀티골 배틀'이었다.

이후 전북과 서울 모두 교체카드를 활용하며 압박의 강도를 좀체 늦추지 않았다. 28분 또다시 극적인 장면이 나왔지만 서울이 비디오 판독에 울었다. 고요한의 침투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적중시켰다. 짜릿한 역전인 듯 서울 팬들은 신이 났다.

하지만 VAR 통제실의 통신을 받은 주심이 비디오 판독을 실시한 뒤 골 취소와 함께 전북의 필드 중앙 프리킥을 선언했다. 고요한이 박주영에게 패스하기 직전 손준호의 공을 빼앗는 과정에서 파울을 한 것이 비디오에 잡혔기 때문이다.

허탈한 서울의 빈틈을 전북이 다시 찔렀다. 기습적인 공격 전재 과정에서 후반에 교체 투입된 김승대가 31분 골을 터뜨렸다.

전북으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깜짝 출전한 김승대가 골까지 터뜨리며 스토리를 만들었다.

이어 서울은 골키퍼 양한빈이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유상훈과 교체되는 악재를 겪으며 불길함에 휩싸였다. 결국 38분 통한의 골을 허용했다. 문선민이 골라인 근처에서 빼준 것을 로페즈가 노련하게 왼발로 해결한 것. 로페즈의 패스에 이은 문선민의 문전 쇄도를 골키퍼 유상훈이 구석으로 몰아낸 것까지는 좋았지만 서울 수비라인이 정비되지 못한 채 방심한 게 화근이었다.

이미 대세는 기울었고, 서울은 패했지만 후회없이 화끈하게 한판붙은 명승부였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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