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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구장 누비는 1부팀' 창단 10주년 앞둔 광주FC의 꿈…기영옥 "반드시 승격"

윤진만 기자

입력 2019-05-23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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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구장 누비는 1부팀' 창단 10주년 앞둔 광주FC의 꿈…기영옥 "반…
2016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공로패를 수상한 기영옥 광주 FC 단장.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좋은 일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한다. 올해 광주 FC는 이 말을 절감한다.



지금까진 화장지를 풀 듯이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 우선 성적. 광주는 K리그2 12경기를 치르면서 7승 5무, 무패 질주 중이다. K리그 1, 2부를 통틀어 무패팀은 광주가 유일하다. 그 정도로 단단하다. 시즌 전만해도 중위권 후보로 예상됐던 팀이 지금은 우승후보 부산 아이파크와 선두 경쟁을 펼친다. 감독 2년차 박진섭 감독은 주축 선수 2~3명이 빠져도 조직력이 유지되는 팀을 만들었다. 새롭게 가세한 베테랑, 외국인 선수들이 하나같이 만점 활약을 펼친다. 지난시즌 쉽게 무너지던 팀은 후반 막판에 경기를 뒤집을 정도의 힘을 가졌다. 잘 나가는 팀의 거의 모든 요소를 갖췄다고 해도 무방하다. 박진섭 감독은 "선두 싸움과 12경기 무패 기록이 우리 팀에 동기부여가 된다. 지금까진 만족스럽다"고 했다. 기영옥 단장은 "중위권에 해당하는 예산으로 잘 버티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팬들 사이에선 "결과뿐 아니라 경기력을 봐도 올 시즌은 광주의 승격각"이라는 말이 나온다.

20일 서울 이랜드를 3대1로 대파한 광주월드컵경기장 건너편에서도 '희망'이 지어지고 있다. 2015년 광주 단장으로 부임한 기영옥 단장의 숙원사업, 바로 축구전용구장이다. 올 하반기면 월드컵 보조경기장이 6000~1만석 규모의 전용구장으로 탈바꿈한다. 경기장 옆에는 4층 높이의 건물이 올라서는데, 구단 사무실과 선수단 숙소를 겸한다. 같은 염주체육단지 내에는 2면으로 구성된 훈련장도 지어졌다. 숙소와 훈련장이 없어 목포훈련센터에서 사실상의 합숙 생활을 해야 했던 선수들은 내년부터 진정한 홈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광주 구단 관계자들은 "이 소식을 접한 뒤 선수들이 굉장히 좋아한다"고 입을 모은다. 위치도 최상이다. 2~3년 이내에 2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이 생긴다. 광주송정역에서 1번만 갈아타면 된다. 경기장 인근에 주차 공간도 넓다. 관중 입장에선 천혜의 환경인 셈.

전 국가대표 주장 기성용의 부친으로도 잘 알려진 기 단장은 "과거 시의회에서 '여기가 광주 FC냐, 아니면 전라 FC, 목포 FC냐. 경기만 여기서 하는 것뿐이지 숙식을 거기서 해결하지 않느냐'라고 소리친 적이 있다"고 과거를 돌아보며 "선수들은 목포 생활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경기날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홈팬들과 접촉도 힘들다"고 했다. 이듬해인 2017년 4월, 시비와 국비 120억원이 드는 축구전용구장 및 훈련장 건립이 확정됐다. 기 단장은 "인천축구전용경기장, DGB 대구은행파크 정도는 아니어도 광주시에서 큰 결단을 내린 거로 생각한다. 사람 욕심이 끝이 없질 않나. 여건상 8000~1만석 규모 전용구장이 광주에 적당하다. 지붕을 추가하는 문제는 차츰차츰 해결될 거로 본다"고 말했다. 예산상 4면에 모두 건물을 세우지 못하기에 FC 안양과 같이 가변석을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광주의 가변석은 수납형으로 그라운드와 3~6m 거리다.

내년은 2010년 창단한 광주의 창단 10주년이어서 더 뜻깊다. 10주년 시즌에 맞춰 1부로 승격하고, 전용구장에서 K리그1 경기를 치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기 단장은 "여러모로 운이 따르는 것 같다.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잘 돼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며 "박 감독은 지난해 시행착오를 겪은 뒤 성장한 것 같고, 선수단 분위기도 많이 끈끈해졌다. 끌려가더라도 물고 늘어진다. 승격하려면 수비가 강해야 하는데, 우즈벡 출신의 아슐마토프가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광주는 12경기에서 단 7골만 내줬다) 작년 여름에 영입한 펠리페와 두아르테(현 서울 이랜드)가 후반기에 각각 7골과 6골을 넣었다. 올해 또 다른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힘을 보태주려고 한다. 펠리페도 물론 함께 할 것이다. 반드시 1부리그에 올라가도록 다 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진만 기자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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