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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핫피플]실력도, 입담도, 모두 업그레이드된 김영권

박찬준 기자

입력 2019-01-20 14:30

실력도, 입담도, 모두 업그레이드된 김영권
한국과 중국의 2019 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이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돌파를 시도하는 김영권의 모습.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16/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실력도, 입담도, 확실히 김영권(광저우 헝다)은 한단계 도약한 모습이다.



역시 계기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전후다. 김영권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인터뷰 실수로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경기력 역시 중국화 논란의 중심에 서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는 행동마다, 숨쉬는 것조차 욕을 먹었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스웨덴, 멕시코전에서 안정된 수비로 호평을 얻은 김영권은 독일전에서 역사적 승리를 장식하는 골까지 기록하며 '갓영권'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실 김영권은 미스터리한 선수다. '못' 뛰는데 '잘' 뛴다. 김영권은 올 시즌 광저우 헝다 소속으로 단 13경기만을 소화했다. 중국 슈퍼리그가 아시아쿼터를 폐지하며 팀내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러시아월드컵 이후 유럽 진출을 추진했지만 광저우 헝다 측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광저우 헝다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며, 김영권은 올 시즌 후반기에는 단 한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권은 대표팀에서 펄펄 날고 있다. 경기력에 물이 올랐다. 극찬을 받았던 러시아월드컵보다 더 좋아진 느낌이다. 특유의 스피드와 안정감 있는 볼처리는 여전하고, 예전에 있던 잔 실수마저 사라졌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는 경기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축구가 수년간 못뛰는 해외파 기용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이유다. 하지만 김영권은 이같은 편견을 깨고,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물론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기간 동안 엄청난 노력을 펼친 이유도 있지만, 이제는 축구에 눈을 뜬 모습이다.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은 그 정점이다. 주전 중앙수비수로 나서고 있는 김영권은 의심할 여지없는 벤투호의 핵심 전력이다. 김민재와 함께 수비를 책임지며 3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끌고 있다. 중앙 수비라인은 역대 가장 안정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인터뷰 실력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물론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19일(한국시각) 진행된 김영권의 인터뷰는 그래서 흥미로웠다. 이제 대표팀의 고참이 된 김영권은 대표팀의 여러 현황들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이청용, 이승우, 김민재 등 민감한 부분이었지만, 김영권의 말은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만한, 그런 내용이었다.

한국 수비는 누가 뭐래도 김영권의 시대다. 껍질을 깨고 한단계 올라선 김영권의 전성시대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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