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주가가 가장 크게 치솟은 선수는 단연 골키퍼 조현우(27·대구FC)였다. 실력은 물론이고, 그의 헤어 스타일까지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어느덧 해외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가 됐다. 당초 김승규가 주전 골키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신태용 전 A대표팀 감독은 조현우를 주전 골키퍼로 활용했다. 연이은 선방으로 월드컵 본선 3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이끌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도 조현우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러나 조현우는 아시안게임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착지 과정에서 통증을 느꼈다. 큰 부상은 아니었으나, 재활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 사이 새로 부임한 벤투 감독은 8월 말 '1기 명단'을 발표했다. 조현우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지만, 부상 여파로 송범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지난 9월 두 번의 A매치에선 김승규(코스타리카전)와 김진현(칠레전)이 차례로 기회를 얻었다.
아시안컵까진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11월 호주 원정도 있다. 벤투 감독은 포지션마다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매 경기 선발이 바뀌는 골키퍼 포지션은 가장 치열한 경쟁 구도 중 하나다. 벤투 감독은 '골키퍼의 빌드업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조현우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안정적인 킥을 선보였다. 복귀 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주전을 지킬 수 있다. 다만, 월드컵에서 그랬듯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게리 스템펠 파나마 감독은 "월드컵에 나왔던 골키퍼(조현우)가 유명한데, 3명의 골키퍼를 모두 봤을 때, 신체적으로 매우 훌륭하고 좋은 선수들"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 만큼 한국의 골키퍼 층은 탄탄하다. 벤투 감독의 선택지도 다양하다. 경쟁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