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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 人사이드]울보→TIME 표지모델 손흥민, 4년간 칼갈며 공부했다(영상)

노주환 기자

입력 2018-06-14 10:33

수정 2018-06-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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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TIME 표지모델 손흥민, 4년간 칼갈며 공부했다(영상)
4년전 알제리전의 손흥민 스포츠조선

"4년전 보다 공부 많이 했다."



손흥민(26·토트넘)은 2014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울보'가 됐다. 당시 두번째 알제리전에서 2대4로 대패한 후 고개를 숙인채 울었다. 그리고 마지막 벨기에전, 0대1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하고 대성통곡했다. 4년의 제법 긴 시간이 흘렀다. 'SON'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표팀 '막내'는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가 됐다. 세계적인 잡지 'TIME' 표지 모델까지 됐다. 위상만 달라진 게 아니다. 그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모두 성장했다. 또 머리색도 바뀌었다. 4년전 노랗게 염색했던 머리는 자연스런 검은색이고 적당한 길이다.

손흥민은 다시 4년 마다 열리는 지구촌 스포츠 최대 축제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를 앞두고 있다. 오스트리아 레오강을 찍고 격전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태극전사 23명은 이곳에서 원정 월드컵 두번째 16강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 월드컵 전사들은 18일 스웨덴을 시작으로 멕시코, 독일과 차례로 조별리그 대결을 펼친다.

손흥민은 한국 공격의 최선봉에 선다. 외국 언론 등 다수의 전문가들이 "손흥민에게 한국의 득점 여부가 달렸다"고 분석한다. 축구계의 뻔하지만 진리에 가까운 그 얘기.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는 논리다. 그의 공격 파트너 후보는 2명이다. 작고 빠른 황희찬과 큰 키가 장점인 김신욱이다. 도우미의 범위를 넓혀보면 측면의 이재성과 이승우도 손흥민과 함께 상대를 무너트려야 하는 우리들의 '창'이다.

14일 첫 훈련을 마친 손흥민은 4년전과 지금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염색은 하나 안 하나 똑같다. 이제 중요한 건 경기력이다. 머리색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다. 그때는 어렸다. 경기장에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4년전 보다 공부를 많이 했다."

지난 4년, 손흥민에게 큰 변화가 있었다. 2014년 여름, 그의 소속팀은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이었다. 겁없이 성장할 때였다. 1년 후 2015년 8월, 그는 꿈의 그리던 EPL에 입성했다. 토트넘이 그를 이적료 2500만유로에 사갔다. 그리고 이번 2017~2018시즌까지 3시즌을 보냈다. 최근 두 시즌 연속 10골 이상씩을 터트렸다. 유럽 빅리거들이 인정하는 세계 톱 공격수가 됐다. 이제 유럽에서 축구팬이라면 그의 이름 석자로 다 통한다. 또 그의 가치가 1000억원(국제스포츠연구센터 기준)을 넘어섰다. 2016년 리우올림픽(8강)도 경험했다.

달라진 위상 만큼 그는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이 마냥 설레지 않는다. 손흥민은 월드컵 본선이 얼마나 무서운지 너무 잘 알고 있다. 브라질 첫 월드컵에서 흘린 눈물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꼈다.

손흥민은 "브라질 때는 (이)승우 또래였다. 자신감이 많았다. 조별리그 3경기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결과적으로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걱정과 설렘. 브라질에서 자신감이 있었다면 지금은 걱정과 기대 반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SON'은 지난 3시즌 동안 축구의 나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쟁 같은 리그를 경험했다. 조금만 방심하며 경쟁에서 밀리고 조금 나태하게 뛰면 야유가 쏟아졌다. 축구와 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무서운 지를 매주 몸소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손흥민은 태극전사 동료들에게 더욱 간절하게 공을 차자고 호소한다. 그런 호소가 때론 동료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래서 요즘 손흥민은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는 "조언해줄 위치는 아니다. 많은 얘기를 나눌 뿐이다. 월드컵 본선은 4년 마다 찾아오는 매우 소중한 기회다. 이 무대에 서지 못하는 축구 선수가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소중한 걸 알자고 말하는 것이다. 월드컵 조별리그는 평상시 하는 A매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압박감, 모두의 관심사로 완전히 다르다. 지금부터 우리는 축구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축구 생각을 많이 해서 자연스럽게 꿈도 꾼다"고 했다. 손흥민은 요즘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유지한다고 했다. 그의 시계는 18일 오후 9시(한국시각) 스웨덴전에 맞춰져 있다. '손'의 타임이 다가오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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