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열리는 러시아는 지구 상에서 가장 넓은 국가다. 전 세계 육지 면적의 7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큰 땅덩어리를 자랑하는 만큼 빠른 이동에 제약이 많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은 경기장 사이의 이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시베리아 지역을 포함한 우랄산맥 서쪽 지역에서만 펼쳐진다. 러시아의 유럽 지역에서만 열리는 셈이다. 문제는 그 서방 세계와의 관계다. 러시아는 최근 그라운드 밖에서 '이웃' 서유럽 국가들과 정치적 문제로 충돌하고 있다. 러시아와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 간 갈등은 확산 일로다. 지난달 발생한 영국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이후 비난의 칼끝이 러시아를 향하고 있기 때문. 영국은 이 사건에 대한 항의로 러시아월드컵에 장관급을 보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이슬란드를 비롯해 폴란드,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의 정상도 개막식 불참을 선언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러시아의 2014년 크리반도 강제병합, 사이버 공격, 가짜 뉴스 등의 논란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러시아가 시리아 반군 지역을 폭격한 사실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같은 크고 작은 이웃 국가들과의 마찰 속에서도 대회 준비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대회 경기가 치러지는 11개 지역 12개 경기장에 천연 및 인조 잔디의 장점만을 모은 '스마트 잔디'인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았다. 비디오판독(VAR)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 최대한 정확한 판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통해 월드컵 리허설도 성공적으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