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포항 스틸야드. 포항은 강원을 5대2로 꺾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이날 승점 3을 추가하면서 승점 37(7위)로 스플릿 그룹A 마지노선인 6위 강원(승점 41)과의 격차를 4점으로 줄였다. 33라운드까지 남은 3경기를 통해 얼마든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기를 마친 뒤 포항 선수들의 표정에 웃음기는 없었다. 서로를 격려한게 승리의 기쁨을 나눈 전부다. 앞서 포항은 전북 현대에게 안방에서 0대4의 참패를 당한 바 있다. 불과 한 경기 만에 5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꾼 점은 충분히 기쁨을 만끽할 만한 반전이다. 또한 이날 승리로 포항은 500승 고지에 올랐다. 2013년 승강제 및 스플릿 제도가 시행된 이래 포항이 홈에서 5득점 승리를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래저래 의미가 있었다.
포항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그룹B에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앞서 K리그 우승(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3연속 출전(2012~2014년)의 성과를 일궈냈던 포항의 몰락은 이변이었다.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가'의 자존심에도 적잖은 상처가 났다. 올 시즌 또다시 그룹A, B의 사선을 넘나들고 있는 상황은 지난해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한순간의 승리에 포항 선수단이 일희일비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