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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백 전환' 제주 안현범, 측면 지배자로 우뚝

임정택 기자

입력 2016-08-25 15:43

수정 2016-08-25 16:07

'풀백 전환' 제주 안현범, 측면 지배자로 우뚝
안현범(오른쪽).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종횡무진 내달린다.



최근 안현범(22·제주)의 모습이다. 안현범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제주에 둥지를 틀었다. 22세의 어린 선수. 어느새 제주의 '믿을맨'이 됐다.

안현범은 공격수다.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다. 빠르고 저돌적인 돌파는 그의 장기다. 그런데 안현범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포지션 이동이다. 안현범은 제주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를 맡고 있다.

전혀 어색하지 않다. 마치 어렸을 때부터 전문 풀백이었던 것 같다. 이유가 있었다. 안현범은 "본래 포지션은 공격수지만 학창 시절 측면 수비도 자주 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기회가 됐다. 안현범은 올 시즌 리그 17경기에 출전해 3골-2도움을 올렸다. 안현범은 프로에 데뷔했던 지난해 울산에서 한 시즌동안 17경기에 나서 1도움에 그쳤다. 이미 지난해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안현범은 "사실 울산에 있을 때 큰 부상이 두 차례 있어 출전을 이어가기 어려웠다"면서도 "제주에서 측면 수비를 보면서 내 강점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고 했다.

공격에서 수비로 내려오니 더 많은 공간을 내달릴 수 있다고 한다. 안현범은 "나는 공을 지키기 보단 공격적으로 밀고 들어가는 타입이다. 공격수로 뛸 땐 앞에 공간이 많지가 않다"며 "하지만 수비로 내려오니 치고 들어갈 공간이 많아 조금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멜레온처럼 색깔을 바꿔 활약하는 안현범. 몇 개의 포지션을 소화할 자신이 있는지 물었다. 안현범이 웃었다. "골키퍼랑 수비형 미드필더 빼고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중앙 수비수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안현범은 1m78로 비교적 단신이다. 그런데 목소리에 자신감이 차있다. 안현범은 "스리백에서 중앙 위치에서 뛸 수 있다. 좌우 스토퍼들이 경합하면 내가 빠른 스피드로 세컨드 볼을 따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당차다.

내친 김에 한번 물어봤다. '왼쪽 측면 수비도 소화할 수 있나.' 그랬더니 또 웃는다. "그럼요."

안현범과 측면 수비 이야기를 하다보니 22일 A대표팀 발표 당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말이 떠올랐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에 좋은 풀백들이 나오고 있지 않다고 했다. 안현범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한 마디 했다. "욕심이 난다."

이어 차분한 목소리로 "당연히 모든 선수들은 A대표팀을 꿈꾼다. 나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크로스와 안정감이다. 안현범은 "풀백으로 뛰는 게 자연스럽지만 공격하던 습관이 있어서 더 안정적으로 공을 차야 한다"며 "그리고 크로스도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의 안현범. 좋은 풀백이 등장한 것 같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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