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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FIFA 평의회 선거 후보 사퇴, 왜

김성원 기자

입력 2016-07-26 17:13

수정 2016-07-26 22:33

정몽규 회장 FIFA 평의회 선거 후보 사퇴, 왜
리우올림픽 선수단장을 겸하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7.26/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제축구연맹 평의회(FIFA Council) 의원 선거 후보에서 사퇴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정 회장이 FIFA평의회 의원 후보에서 사퇴하는 내용의 서한을 FIFA에 보냈다"며 "정 회장이 평의회 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2016년 리우올림픽이 개최되고, 대한민국 선수단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을 맡아 올림픽에 전념하기 위하여 부득이 후보직 사퇴의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몫의 FIFA 집행위원 선거에서 낙선한 정 회장은 5월 평의회 의원 선거 후보에 등록했다. FIFA는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 시대가 열린 후 부패의 온상으로 비판을 받아온 '절대 권력'인 집행위원회를 폐지했다. 대신 37명이 참여하는 평의회를 도입하기로 했다. 평의회는 FIFA의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핵심 기구다.

AFC 몫의 평의회 위원은 7자리다. 기존 4명의 FIFA 집행위원은 자동적으로 평의회에 포함된다. 남은 3자리 중 1자리는 여성으로 채워진다. 정 회장은 2자리 가운데 1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도전장을 냈다. AFC의 FIFA 평의회 의원은 9월 27일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최근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의 당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보 등록을 철회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FIFA 진입은 정 회장의 오랜 꿈이었다.

정 회장은 이날 선수단을 이끌고 브라질 리우로 출국하기에 앞서 후보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벌금 3000만원 선고를 받은 것은 이미 국내법적으로는 실효가 됐는데 FIFA가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해 왔다"며 "FIFA 질의에 충분히 소명할 수 있지만, 시기가 올림픽과 겹쳐있고 소명을 위해서는 여러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림픽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1999년 비자금 56억원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불구속 기소돼 2006년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평의회 의원은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도전할 수 있다. 이번에는 올림픽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AFC 내 정치적인 지형이 뒤틀린 것도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지난 3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북한 등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이 정 회장을 만장일치로 FIFA 평의회 의원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정 회장은 날개를 단 듯 했다. 하지만 중국이 '배신'을 했다. 장지안 중국축구협회 부회장이 평의원 선거 후보에 등록하면서 '약속'이 깨졌다. 장지안 부회장은 중국 정치 권력의 상층부에서 출마를 종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축구협회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었다.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평의회 의원 남자 후보가 5명으로 늘어나면서 판세도 요동쳤다.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중동이 권력을 쥔 AFC는 사전 정지 작업을 하면서 정 회장에게 AFC 부회장 자리를 제안했다. 정 회장은 평의회 선거를 포기하는 대신 부회장 직을 받아들였다. 리우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으로 선거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결심을 되돌린 이유 중 하나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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