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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연맹 상벌위 앞둔 전북 사무국 표정은?

박상경 기자

입력 2016-06-29 18:44

연맹 상벌위 앞둔 전북 사무국 표정은?


폭풍전야의 고요다.



29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남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를 앞둔 전북 현대의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분주했다. 하지만 분주함 속에 숨겨진 무거운 공기는 여전했다.

이날은 심판 매수 의혹으로 부산지검 외사부에 불구속 기소된 차 모 스카우트의 1차 공판일이었다. 당초 지난 8일 1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조정 끝에 이날로 연기됐다. 차 모 스카우트는 전날 구단 측에 개인 변호사와 함께 법정에 출두하겠다는 뜻을 알렸다. 법정에선 차 모 스카우트의 혐의 사실 확인과 검찰의 의견 진술, 변호인 측의 변론이 오갔다. 법원은 오는 8월 17일 2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전북 구단 측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프로연맹은 1차 공판일이 지정되면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전북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하기로 했다. 2014년 말 터진 경남FC의 심판 매수 사건 역시 1차 공판일이 지정되자 상벌위를 열어 승점 10점 삭감에 7000만원 벌금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프로연맹은 1차 공판일 이틀 뒤인 내달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상벌위를 개최하기로 했다. 상벌위의 최대 관심사는 징계 수위와 시점이다. 이번 사건이 과연 개인의 일탈인지, 구단의 조직적 개입인 지에 대한 판단과 실제 징계가 내려질 경우 곧바로 적용될 지 여부다.

전북 구단 측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사건 초기 전북 측은 사건에 대해 '차 모 스카우트 개인의 일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이 '책임'을 언급하면서 들끓던 분위기는 수그러 들었다. 공판, 상벌위를 앞두고 사건이 다시 거론되는 데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상벌위 출석을 앞둔 이 단장은 일찌감치 외부 행사 불참을 통보했다. 김동탁 전북 부단장은 "프로연맹 상벌위에서 결정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을 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서도 "선례(경남 사건)가 기준점이 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다.

일각에선 상벌위 결과 이후 전북의 행보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재심 청구가 오히려 사건 초기와 마찬가지로 구단 차원이 아닌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수그러들었던 여론이 전북, 나아가 프로축구 전체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를 키우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부단장은 "재심 청구 등의 문제는 일단 상벌위 결과가 나온 뒤 논의할 문제다. 지금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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