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남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를 앞둔 전북 현대의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분주했다. 하지만 분주함 속에 숨겨진 무거운 공기는 여전했다.
이날은 심판 매수 의혹으로 부산지검 외사부에 불구속 기소된 차 모 스카우트의 1차 공판일이었다. 당초 지난 8일 1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조정 끝에 이날로 연기됐다. 차 모 스카우트는 전날 구단 측에 개인 변호사와 함께 법정에 출두하겠다는 뜻을 알렸다. 법정에선 차 모 스카우트의 혐의 사실 확인과 검찰의 의견 진술, 변호인 측의 변론이 오갔다. 법원은 오는 8월 17일 2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전북 구단 측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사건 초기 전북 측은 사건에 대해 '차 모 스카우트 개인의 일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이 '책임'을 언급하면서 들끓던 분위기는 수그러 들었다. 공판, 상벌위를 앞두고 사건이 다시 거론되는 데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상벌위 출석을 앞둔 이 단장은 일찌감치 외부 행사 불참을 통보했다. 김동탁 전북 부단장은 "프로연맹 상벌위에서 결정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을 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서도 "선례(경남 사건)가 기준점이 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