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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전]1500일만의 골 '덤덤'한 지동원"답답함 벗었다"

전영지 기자

입력 2015-10-13 22:54

수정 2015-10-14 02:39

1500일만의 골 '덤덤'한 지동원"답답함 벗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자메이카와 친선 평가전을 펼쳤다. FIFA랭킹 57위 자메이카는 지난 7월에 치러진 골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팀으로 FIFA 랭킹에서도 한국(53위)과 비슷하다. 전반 34분 지동원이 헤딩 선취골을 기록했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는 지동원.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13

"저도 기뻤지만, 저보다 주위에서 더 많이 기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4년만의 골을 넣고도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덤덤했다. 전남 유스 시절부터 '일희일비'하지 않는 덤덤함은 유명했다. 오랜 슬럼프의 터널을 지나 1500일만에 골을 쏘아올리고도 그는 여전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3대0으로 쾌승했다. 지난 8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4차전 쿠웨이트 원정에서 1대0으로 이긴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7위 자메이카(한국 53위)를 상대로 한 수 위의 공격력을 과시하며 3골차로 완승했다. 지난 2011년 9월 2일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조 첫 경기 뒤 4년 간 A매치서 골맛을 보지 못했던 지동원이 이날 선제 결승골 뿐만 아니라 나머지 2골에도 모두 관여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믹스트존에서 만난 지동원은 활짝 웃지 않았다. "골 넣은 것은 잘했지만, 공격적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상대 3번 선수(해리어트)를 상대로 좀더 공격적으로 더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골보다 스스로의 플레이를 냉정하게 돌아봤다. 원톱으로 호흡을 맞춘 황의조에 대해 "황의조는 좋은 선수다. 연계 플레이가 되고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편하게 경기했다"고 평가했다. 올시즌 소속팀에서 주로 뛰는 왼쪽 측면 공격수 포지션에 대해 "중앙에서 뛰고 싶지만 어느 포지션이든 경기에 나가서 뛰는 것은 기쁜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아래서 남태희 이정협 석현준 등 동갑내기 선수들이 잇달아 골을 넣고 스타덤에 올랐다. 지동원도 마침내 부활포를 쏘아올렸다. 경쟁과 상생, 부활을 이끄는 대표팀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지동원은 "특별한 분위기는 없다. 다만 베스트 일레븐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 항상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항상 열심히 하면 된다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묻는 질문에 "마음고생이라기보다는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한 골을 넣고 싶은데 자꾸 찬스를 놓치고, 해결을 못하다보니 답답한 마음이 있었는데 오늘 이 골로 그 답답함을 벗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종일관 진지한 대답을 이어가는 지동원을 향해 취재진은 "기쁘지 않으세요?"라고 재차 물었다. "기뻐요, 기쁘죠"라며 그제서야 빙긋 미소 지었다. "기쁜데,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 다음 소집을 위해서 소속팀에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시즌을 시작하며 "세상의 평가보다 스스로의 마음에 드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던 인터뷰 대로였다. 지동원은 "4년간 골이 없었지만 항상 열심히 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상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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