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의 문이 열렸다. 기성용은 제 자리로 돌아갔다. 홀딩 미드필더다. 반년 사이 고미스의 기량이 몰라보게 성장하면서 모든 선수들이 제 포지션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성용도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경기 조율과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그의 가치는 31일(한국시각) 웨일스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맨유와의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홈 경기에서 증명됐다. 지난 시즌 두 차례 맨유와의 맞대결에서 모두 골을 터뜨리며 '맨유 킬러'로 부상했던 기성용은 최근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 부상에서 100% 회복된 터라 이날 선발 출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출발은 벤치였다. 몽크 감독은 0-1로 뒤진 후반 13분 기성용을 호출했다. 웨인 라우틀리지와 교체했다. 기성용이 투입되기 전까지 스완지시티는 중원에서 홀딩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존 조 셸비는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고, 잭 코크는 수비적인 면에 무게를 실은 반면 볼을 소유하고 리딩할 수 있는 중원 자원이 필요했다.
기성용이 제 격이었다. 최고의 리딩력을 발휘했다. 기성용은 그라운드에 서자마자 팀의 역습 전개 속도를 빠르게 만들었다. 교체된 지 3분 만에 기성용의 효과가 곧바로 드러났다. 역습 상황에서 시구르드손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아예유가 헤딩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은 경기 흐름을 노련하게 완급 조절하며 동점을 노리던 맨유를 무력화시켰다. 맨유는 후반 중반 마이클 캐릭과 애쉴리 영, 마루앙 펠라이니를 교체투입, 중원을 장악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기성용이 지키는 중원에는 여유가 있었다. 맨유의 공세를 잘 막아낸 뒤 날카로운 역습으로 맨유의 허를 찔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