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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데뷔골'이종호의 성장,노상래 감독이 웃었다

전영지 기자

입력 2015-08-03 08:42

수정 2015-08-0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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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데뷔골'이종호의 성장,노상래 감독이 웃었다
이종호노상래감독

"종호가 골 넣으니까 솔직히 좋더라. 데뷔골 축하한다."



이종호(23·전남 드래곤즈)는 2일(한국시각)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5년 동아시안컵 1차전에 선발출전했다. A매치 데뷔전이었다. 후반 12분 이종호는 데뷔골까지 성공시켰다.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한 패스를 김승대가 아크 오른쪽에서 받아 공간패스로 살짝 내줬고, 쇄도하던 이종호가 문전 왼쪽에서 골키퍼를 재치있게 제친 뒤 오른발로 마무리하면서 골망을 갈랐다.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후반 45분 교체되는 이종호를 따뜻하게 포옹했다.

'광양루니' 이종호의 골 순간을 누구보다도 기뻐한 이는 '캐넌슈터' 노상래 전남 감독이다. 노 감독은 "전반 김승대의 골을 보며, 종호도 한골 넣었으면 바랐다. 골을 넣으니 솔직히 좋다"며 웃었다. "종호가 사이드쪽에서 공격보다 수비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임했다. 팀 수비를 잘해줬다. 공격으로 나갔을 때 화려한 모습은 많이 없었지만, 오는 볼을 간결하게 잘 해결했고, 기회가 왔을 때 슈팅, 골 장면의 피니시에서 침착하게 잘했다"고 평가했다. "많이 성장했구나. 성숙했구나 생각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1992년생 이종호는 1995년부터 8년간 전남에서 활약한 '레전드' 노 감독을 보며 자랐다. 노 감독은 이종호의 스승이자 멘토다. 전남 유스 시절부터 당시 2군 감독이었던 노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2013년 하석주 전 감독과 함께 전남 수석코치로 복귀한 노 감독의 지속적인 관심속에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이종호의 태극마크는 노 감독의 꿈이었다. 지난달 17일, 올스타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노 감독에게 "이종호를 풀타임으로 다 뛰게 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전남과 울산미포조선의 주중 FA컵 8강전(22일)을 앞둔 소속팀에 대한 배려였다. 노 감독은 "상관없다. 마음껏 뛰게 하시라"고 답했다. '더 많이 뛰게 하시고, 더 많이 보시고, 부디 우리 종호 잘 봐달라'는 마음을 담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측면 자원으로 활용할 뜻을 비치자, 소속팀에서도 '포지션 코드'를 맞추며 지원했다. 이종호는 FA컵 8강전(1대0 승) 결승골,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제주전 선제골(2대1 승)등 2경기 연속골의 상승세를 대표팀에서도 이어갔다. 3경기 연속골이었다.

노 감독은 경기 당일 애제자의 A매치 데뷔전을 앞두고 격려의 문자를 보냈다. "전날 여자축구 중국전을 봤는데, 날씨가 더워서 멍해지는 탓인지 부상이 많더라. '종호야 부상 조심해라. 볼 많이 끌지 말고 쉽게 차라'고 했다. 미리 생각하고 볼 미리 빼주고 쉽게쉽게 하라고 했다." 이종호를 가장 잘 아는 노 감독은 데뷔전에서 개인적 욕심, 무리한 드리블보다 장점을 살린 간결한 플레이를 조언했다. 이종호는 측면에서 박스안으로 파고드는 움직임, 볼을 잘라먹는 움직임, 위치선정 등에서 특장점을 가진 선수다. 이종호의 장점을 살리는 플레이,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헌신적이고 효율적인 플레이를 조언했다.노 감독의 조언대로 이종호는 이날 경기 내내 간결하고 침착했다. "팀 수비를 잘했고, 쉽게 볼을 처리했다. 드리블을 많이 하지 않았다. 문전에서 드리블을 3번 정도 했을 뿐 박스밖에선 쉽게쉽게 하더라"며 칭찬했다. "이재성 권창훈같은 화려한 플레이는 적었지만, 종호는 헌신적인 플레이가 많다. 스스로 깨우치고 변화하고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K리그 레전드'로서 K리거 후배들의 활약상에도 반가움을 나타냈다. "경기내용, 골 장면도 좋았고, 포지셔닝도 잘하더라. K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선수들 이재성 권창훈 김승대 등 공격쪽은 물론 홍 철, 임창우 등 수비라인도 전체적으로 잘했다"며 웃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오면서 재평가될 수 있는 계기를 잡았다. 동기부여나 팀플레이등 정신적인 부분이 잘돼 있다보니, 팀이 잘된다. 팀은 그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종호의 데뷔골에 대해 "어차피 경쟁은 심하다. 나중에 어떻게 되든 지금 여기서 본인이 보여줄 것, 할수 있는 것을 다 하고 나오는 게 중요하다.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따뜻한 칭찬과 함께 냉정한 채찍도 잊지 않았다. "이청용 등 해외파들과 경쟁하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 매일 열심히 노력하지만 최고가 되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열심히 하고 꾸준히 어필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가능성은 있다. 종호만이 가진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실력 말고도 장점이 많은 좋은 선수다. 아직 젊은 만큼 경기흐름을 읽는 눈 등 계속 발전할 여지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종호는 지동원, 윤석영 이후 4년만에 전남이 배출한 국가대표다. "전남, K리그 경기에서 뛰는 것도 좋지만 나는 종호가 대표팀에서 더 많이 뛰기를 바란다"는 말로 애정을 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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