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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의 화끈한 부활-비상, 세 가지 비결 있었다

하성룡 기자

입력 2015-07-05 16:10

수정 2015-07-06 07:22

정대세의 화끈한 부활-비상, 세 가지 비결 있었다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2015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경기가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 정대세가 아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와 경기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7.01/

수원의 공격수 정대세(31)가 K리그 3년차에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대세가 시즌 11호골을 기록하며, K리그 진출 이후 한 시즌 최다골을 기록했다.



정대세는 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서 감각적인 첫 볼터치에 이은 정확한 오른발 슈팅 득점으로 수원에 1대0 승리를 안겼다. 이로써 정대세는 2015년 일정의 절반을 소화한 가운데 시즌 11골(리그 6골, 아시아챔피언스리그 3골, FA컵 2골)로 2013년 K리그 진출 첫 해에 기록한 10골(리그 10골)을 넘어 섰다.

정대세의 활약은 득점 뿐만이 아니다. 올시즌 9개의 도움(리그 5개)을 기록했다. 제2의 전성기를 연 '왼발의 달인' 염기훈(32·9골-15도움)의 활약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정대세의 활약은 K리그 다른 공격수와 비교해도 눈부시다.

지난해 부진을 ?굅 세 번째 시즌만에 K리그에서 '대세'가 된 정대세, 화끈한 부활의 비결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축구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정대세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축구에 눈을 떴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정대세는 '욕심'이 많은 공격수였다. 공을 잡으면 가장 먼저 슈팅을 떠 올렸다. 반면 수비 가담은 소홀히 하면서 팀 플레이에 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출전 기회가 줄어들자 자신의 축구 인생을 새롭게 돌아봤다. 그는 "2014년에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내 안의 근본적인 생각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제서야 동료가 보였다. 그는 "이전에는 슈팅만 했는데 요즘은 슈팅 전에 동료가 더 좋은 찬스를 맞을 공간에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패스 버릇이 생기다 보니 내가 패스에도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웃었다. 효과도 만점이었다.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가 늘다보니 축구 인생에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헌신'이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도움수도 급격하게 늘었다. 정대세는 "그동안 도움수를 세 본적이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 도움을 많이하면서 골도 좋지만 도움도 많이 하면 팀 성적이 좋아진다는 걸 느꼈다. 올해 결과도 좋으니 칭찬도 많이 받는다"고 덧붙였다.

둘째는 지난해 10월 태어난 아들 태주의 존재다. "아이가 계속 내게 운을 주는 것 같다." 2013년 12월 결혼한 정대세는 지난 시즌 경기에서 부진한 날에는 하루 종일 경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집에만 가면 아들의 얼굴을 보며 축구를 잊는다. 다음날 훈련장에서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밝게 웃는다. 마음이 편해지니 그라운드에서도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말 뿐이 아니었다. 정대세는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전에서 이를 직접 증명했다. 경기 전 아들을 안고 그라운드에 입장한 정대세는 2골을 넣으며 수원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정대세는 "경기 전에 아들을 안고 나오니 마음이 안정됐다. 아들이 있어 행복했고, 그게 경기장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노련미다. 정대세는 올시즌 그라운드에서 몸에 최대한 힘을 빼고 플레이를 한다. 젊은 시절 패기를 앞세우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역설적으로 힘을 빼니 힘이 생겼다. 프로 9년차에 경험으로 터득한 진리다. 울산전 프리킥 골과 중거리 슈팅, 포항전 발리 슈팅 모두 힘 보다는 정확한 임팩트로 골을 만들어냈다. 정대세는 "아예 힘을 빼고 플레이를 하니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헤딩이나 슈팅, 몸싸움 등 모든 동작에서 힘을 빼고 있다. 지난시즌까지는 디딤발에 힘을 많이 줘 강한 슈팅을 하려 했다. 올해는 180도 바꿔 아예 힘을 안주고 슈팅하고 있다. 힘을 빼니 (슈팅에) 스피드가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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