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스페셜원'무리뉴의 품격 보여준 '우승 인터뷰의 정석'

전영지 기자

입력 2015-03-02 08:13

'스페셜원'무리뉴의 품격 보여준 '우승 인터뷰의 정석'


조제 무리뉴 감독의 첼시가 리그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첼시는 2일 오전 1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라이벌 토트넘과의 2014-2015 캐피털원컵 결승에서 전반 45분 존 테리의 결승골, 후반 12분 카일 워커의 자책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완승했다.

전반 45분 프리킥 상황, 윌리안의 크로스가 흐른 후 쿠르트 주마의 도움을 받은 존 테리가 문전에서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2분엔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이어받은 리그 득점 선두 디에구 코스타가 활약했다. 페널티박스 왼쪽 측면에서 날린 슈팅이 상대 카일 워커를 맞고 골문안으로 빨려들었다.

'스페셜원' 무리뉴 감독 개인에게도 '스페셜'한 우승이었다. 경기전 기자회견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보다 캐피털원컵 결승이 더 중요하다"고 했었다. 개인적으로는 첼시로 컴백한 후 첫 우승이자, 914일만에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였다. 통산 21번째 우승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승후 기자회견에서 무리뉴 감독은 평정심을 유지했다. 우승 인터뷰는 인상적이었다. 벅찬 기쁨을 표현하는 대신 상대 감독에 대한 예우와 '언성 히어로'들에 대한 예찬으로 입을 열었다.

"첫번째, 승리의 기쁨 속에 마우리시우 포체티노 감독과 스태프, 토트넘 팀과 구단을 생각한다. 나는 아주 오래 전 스페인에서 선수로서 포체티노 감독을 처음 만났다. 그때 그는 젊은 지도자였고, 나는 레알 마드리드에 있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잉글랜드로 건너와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사우스햄턴에서 환상적으로 일했고, 토트넘과 같은 빅클럽에 입성해 환상적인 팀을 만들었다. 오늘 힘든 결승전이었다.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어준 결승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리뉴는 경기에 나선 히어로들을 칭찬하는 대신, 경기에 나서지 못한 에이스, 묵묵히 고통을 감내해준 '언성 히어로'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를 표했다. "두번째,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존 테리나, 아스필리쿠에타나, 디에구 코스타가 아니다. 나는 쿠르투아를 생각하고 있다. 그가 없었다면 결승에 나설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선방이 없었다면 리버풀에 질 수도 있었다"고 했다. 이날 골키퍼 장갑은 백전노장 체흐가 꼈다. "나는 오늘 경기에 나서지 못한 마티치, 필리페 루이스, 오스카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올시즌 팀을 떠난 에이스들까지 언급했다. "슈바르처, 살라, 쉬를레, 우리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던 이들 모두가 승리자"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 경기했다. 마티치의 출전정지 처분 후 우리는 안정감을 유지하고 편안하게 경기하기 위한 전략적인 솔루션을 찾았다. 나는 아직 미성숙하고 어린 선수들이 팀에 녹아들었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미드필더에서 트라이앵글 포지션에 변화를 줬고, 오늘 우리의 경기는 매우 성숙한 팀의 경기였다. 그 부분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914일만의 우승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내게는 아이처럼 느끼는 일이 중요하다. 경기전 나는 마치 나의 첫 결승전인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경기 후에도 같은 행복함을 느꼈다. 나는 여전히 팀을 만들어가고 있고, 수년간 안정적으로 좋은 팀을 만들어왔지만 우승컵 없이 살아간다는 일은 힘든 일이다. 내게도 선수들에게도 클럽에게도 이 우승컵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그룹의 선수들과 함께 들어올린 첫 트로피다. 체흐, 테리, 드로그바 뿐 아니라 모든이들이 함께 들어올린 트로피다. 팀으로서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센터백 쿠르트 주마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중앙수비수가 거기서 그렇게 플레이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이어가야 하고, 더 빨리 생각하고 더빨리 결정해야 한다. 우리의 새로운 '마르셀 드사이'가 정말 잘해줬다"고 극찬했다. "파브레가스와 하미레스만으로는 토트넘을 상대하기 어렵다. 볼을 매우 잘 돌리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강력하게 압박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하게 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리그 선두 첼시의 수장답게 냉정함을 유지했다. 주중 웨스트햄전을 앞두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그러나 우승 축하는 딱 20분만 할 것이다. 20분 기뻐하고 끝, 굿바이, 그리고 다시 내일부터는 훈련이다. 우리는 수요일 또하나의 경기가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