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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실축 악몽' 이승기 "우승으로 만회하고 군대가야죠"

하성룡 기자

입력 2014-10-31 07:49

'FA컵 실축 악몽' 이승기 "우승으로 만회하고 군대가야죠"
성남이 전북을 극적인 승부차기로 꺾고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2014 FA컵 4강전이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다섯 번째 키커로 나와 실축을 한 이승기가 자책을 하자 레오나르도(왼쪽)와 카이오가 위로하고 있다. 상주 상무와 FC 서울이 같은 시간 상주시민운동장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대결을 벌여 FC 서울이 1-0의 승리를 거뒀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FA컵 결승 성남과 서울의 경기는 다음달 23일 벌어진다. 전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22/

축구 인생 중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날이었다. 전북의 2014년 '더블(리그, FA컵 동시 우승)' 꿈이 이승기(26)의 실축 한 방에 날라갔다. 지난 22일은 악몽이었다. 성남과의 FA컵 4강전에서 120분 연장혈투를 마친 뒤 돌입한 승부차기, 앞서 양팀 네 명씩의 키커가 모두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승기의 킥은 골대를 외면했다. 결승행 티켓은 성남에 넘어갔다. 한동안 정신이 혼미했다. 이승기는 그라운드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쳤다. 라커룸을 지나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FA컵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고 팀이 준우승에 그친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그 아쉬움을 달랠 기회였지만 올시즌 FA컵과의 인연은 4강까지였다. 일주일이 지나도 충격은 여전했다. "FA컵은 기억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승기는 다시 이를 악물었다. 남은 단 한개의 타이틀 때문이다. 승부차기 악몽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팀을 위해서라도, 또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서라도 이승기에게는 K-리그 클래식 우승컵이 간절했다. 그는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남은 마무리를 잘 해서 우승을 하고 FA컵 아픔을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우승을 향한 열망은 굳이 FA컵 때문만은 아니다. "학창시절에는 몇 번 우승했는데 프로에 데뷔한 이후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군대에 가기전에 전북에서 꼭 우승트로피를 들어보고 싶다." 이승기는 국군체육부대 입대 서류 전형을 통과, 실기테스트(11월 4일)를 앞두고 있다. 최종합격 통보를 받으면 12월 중 입대한다.

유종의 미를 위해 FA컵을 잊어야 한다. 최강희 전북 감독과 '맏형' 김남일(37)의 따뜻한 조언이 도움이 되고 있다. 이승기는 27일 열린 그룹A 미디어데이에서 최 감독이 자신에게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시 최 감독은 스플릿 리그에서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로 이승기를 꼽았다. "내년에 군입대를 앞둔 이승기가 각오를 새롭게 하고 우승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이승기가 좋은 모습을 보일 듯 하다." 자신에게 어떤 질책도 하지 않았던 최 감독의 '반전' 한마디에 이승기도 깜짝 놀랐다. 그는 "감독님께서 (실축에 대해) 부담 갖지 말라는 식으로 말씀하신 듯 하다. 스플릿 경기 준비를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며 웃음을 보였다. 팀의 맏형인 김남일도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빨리 잊어라"라며 이승기에게 위로를 건넸다.

이승기의 눈앞에 서울전이 아른거린다. 그는 "올시즌 전북이 서울에 약했는데 서울전에서 우승을 확정했으면 좋겠다. 팀이 상승세 있어서 이대로 준비만 하면 될 것 같다"며 재차 의지를 다졌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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