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K-리그 클래식, '철퇴'를 앞세운 '동해안 라이벌' 울산의 진격은 가공할 만했다. 7월 중순 포항을 선두 자리에서 끌어내린 뒤 고공비행 했다. 포항은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된 9월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6경기서 단 1승(4무2패)으로 흔들렸다. 외국인 선수 없는 포항의 도전을 '실패'로 규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포항은 10월 19일 전북과의 FA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혈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10월 30일 인천전에서 리그 무승을 끊더니 내리 5연승을 달렸고, 결국 울산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김원일의 버저비터골을 앞세워 거짓말 같은 승리를 따냈다. 한국 프로축구 사상 첫 더블(리그-FA컵)의 역사가 쓰였다.
1년이 흘렀다. 가을 바람에 포항이 또 흔들렸다. 9월 20일 수원전 패배를 시작으로 18일 제주전까지 6경기 연속 무승(2무4패)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26일 상주에게 3대0으로 완승하면서 지긋지긋한 무승에서 탈출했다. 지난 4월 12일 제주전 이후 6개월 만의 3골차 승리, 5월 10일 전남전 이후 반년 만의 3득점 복귀다. '11월의 기적'의 서막이 올랐다.
포항은 1일 오후 2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제주와 클래식 34라운드, 스플릿 그룹A 첫 경기를 갖는다. 승점 55로 3위인 포항이 선두 전북(승점 68)을 따라잡을 가능성은 낮다. 포항은 리그 2연패 대신 2위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직행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그룹A 5경기 결과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때문에 제주전 결과가 중요하다. 마침 제주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지난 18일 제주전 0대3 완패를 안방에서 설욕하겠다며 칼을 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