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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최용수 감독의 공수표, 그래도 축제의 감초

김성원 기자

입력 2014-07-25 22:26

수정 2014-07-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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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의 공수표, 그래도 축제의 감초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주심으로 나선 최용수 감독이 파울을 범한 현영민에게 카드를 고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2014 K리그 올스타전'은 올스타전 경기는 K리그 올스타 팀과 박지성이 꾸린 팀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은퇴한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 이영표 등 스타들은 '팀 박지성'에 포함돼 올스타들에게 맞선다. K리그 구단의 사령탑들이 올스타전의 감독, 코치, 심판으로 활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7.25/

후반 휘슬을 잡은 최용수 서울 감독은 '재'를 뿌리지 않았다.



"딱 두 번만 휘슬을 불 것이다. 두 명만 내보내면 된다. 흥행에 찬물을 끼얹겠다." 레드카드 2장을 예고했다. 칼날은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에게 향했다.

히딩크 감독에게는 '한'이 있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발탁됐지만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 교체출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최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경기에 잘 내보내 주지 않았던 만큼 끝까지 복수할 것이다. 그 분은 벤치가 아니라 단상에서 경기를 보셔야 할 분이다. 바로 올려보내 드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박지성에 대해서는 '배려'였다. 최 감독은 "큰 일을 앞두고 다치면 안 된다. 박지성이 누구인가. 대한민국 국보 아니냐. 새 신랑 보호 차원에서 빨리 경기장 밖으로 내보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걸어서만 들어오라'는 예비신부의 당부를 실천해주겠다는 최 감독의 화답이었다. 박지성은 27일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박지성도 이미 불합리한 판정에 대해 평소대로 주심에게 '욕'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전권을 쥐었지만 남발하지 않았다. 그의 약속도 '공수표'였다.

다만 재치는 넘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스로인 파울을 범한 '팀 박지성'의 현영민을 불러세웠다. 이어 경고, 퇴장 카드를 두 손에 집어들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는 시늉을 해 상암벌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후반 6분엔 득점에 성공한 뒤 빨랫판 복근을 과시하던 임상협에게 다가가 가차없이 경고 카드를 꺼내들면서 시샘했다. 후반 11분 단 한 차례 박지성을 괴롭혔다. 박지성이 교체로 들어서려하자 '안된다'고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유는 있다. 박지성은 전반에 뛰다 교체돼 나왔다. '축구 규칙'상 안된다. 올스타전은 예외였다. 관중들의 폭소와 야유가 터지지 그제서야 교체 사인을 줬다. 박지성은 황당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최 감독은 부심 역할도 했다. 후반 31분 '팀 K-리그'의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이상윤 성남 감독대행이 깃발을 들지 않자 스스로 휘슬을 불었다. '팀 박지성'의 이천수가 마지막 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순간 김봉길 인천 감독이 깃발을 들었다. 그러나 무시했다.

'팀 박지성'은 최 감독 덕에 6대6으로 비겼다.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을 내보내지 않았지만 최 감독은 축제의 감초 역할을 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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