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은 20일 첼시레이디스의 홈구장인 스테인스타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여자 슈퍼리그(WSL) 2라운드 리버풀 레이디스전에 검은색 완장을 팔에 차고 출전했다. 세월호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전력을 다해 달렸다.
이날 첼시 레이디스는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인 리버풀 레이디스를 상대로 강력하게 맞섰다. 일진일퇴의 공방끝에 0대0으로 비겼다. 디펜딩챔피언과 홈에서 대등한 경기력을 보이며 올시즌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리버풀 선수들이 첼시의 변화에 당황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주도권을 넘겨줬다. 지소연은 지난 브리스톨전에서 2골을 기록한 일본 국가대표 출신 오기미 유키, 잉글랜드 국가대표 에이스 에니올라 알루코와 공격라인에서 발을 맞췄다. 최전방 공격수 아래 2선에 배치돼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리그 최강팀으로 꼽히는 리버풀을 상대하기 위한 첼시의 묘수는 적중했다. 지소연의 발에서 출발한 킬패스는 정확하게 최전방 공격수에게 연결됐고 많은 찬스를 만들어 냈다. 지소연은 홈 팬들 앞에서 10번의 가치를 유감없이 입증했다.
경기 후 지소연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승리하지 못한 것, 퇴장을 받은 사실도 아쉽지만 무엇보다 한국에 일어난 일로 인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게임을 뛰는 내내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뛰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기적을 소망한다"라며 진심어린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런던=김장한 스포츠조선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