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진리다. 아무리 뛰어난 한 명이 버티고 있어도 11명의 힘을 이겨낼 수는 없다. 팀 정신과 치밀한 계획이 있다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디에고 포를란이 포항 앞에 고개를 숙였다. 포를란은 16일 일본 오사카의 나가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포항과의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조별리그 E조 5차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전반전을 마치고 교체됐다. 미나미노 다쿠미의 퇴장 변수가 주효했다. 포항의 탄탄한 수비를 뚫기 위해 파워 넘치는 공격수가 필요했다. 포를란 외에 대체자를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세레소 오사카 입장에선 부진한 포를란을 그냥 놔두기 힘들었다.
포항은 이미 세레소 오사카의 공격 패턴을 간파하고 있었다. 개인기가 좋은 세 선수의 발을 묶기 위해서는 전방 압박과 협력수비로 중앙을 철저히 봉쇄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태수와 중앙수비 듀오 김원일-김광석 뿐만 아니라 손준호 김재성 김태수 신광훈 등 수비 가담이 가능한 모든 선수를 활용했다. 상대 공격 차단 이후 빠른 측면 역습으로 2골을 얻어냈다. 이날 경기를 취재한 스포츠닛폰의 니시우미 고헤이 기자는 "세레소 오사카가 포항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가진 것을 풀어내지 못했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세레소 오사카의 경기 운영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며 "가키타니 미나미노 포를란 등 기술 좋은 선수가 많다. 중앙을 잘 차단하면 긴 패스로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플레이할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실수가 많았다. 2골을 리드한 상황에서 집중력이 풀리는 모습도 엿보였다. 앞으로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