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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진출 위기, 인수설'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아스널

박찬준 기자

입력 2013-03-04 16:40

수정 2013-03-05 09:54

'UCL진출 위기, 인수설'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아스널
사진캡처=더선

2012~2013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아스널팬들에게는 이미 '악몽'으로 기억될 듯 하다.



아스널은 '라이벌' 토트넘과의 북런던더비에서 패하며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가 불투명해졌다. 아스널은 4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대2로 패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안에 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아스널은 이날 패배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게 됐다. 4위인 첼시(승점 52·15승7무6패)와 5위에 위치한 아스널(승점 47·13승8무7패)의 승점차는 5점이다. 반면 '철천지 원수' 토트넘은 승점 54점(16승6무6패)을 얻으며 리그 3위 자리를 탈환했다.

아스널은 토트넘의 날카로운 역습과 골결정력에 끌려다녔다. 점유율은 앞섰지만 압도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아스널은 전반 37분과 39분, 가레스 베일과 애런 레넌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후반 6분 페어 메르테자커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경기를 뒤짚지는 못했다. 아스널은 이날 패배로 1997년 아르센 벵거 감독 부임 이후 시작된 15년 연속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 진출이 실패할 위기에 놓였다. 이는 아스널의 재정에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아스날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신축으로 인해 긴축 정책을 펼쳐왔다. 그 사이 사미르 나스리(맨시티),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 로빈 판 페르시(맨유) 등 핵심 선수들이 매년 아스널을 떠났다.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더 많은 스타가 아스널을 떠날지도 모른다.

이미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의 블랙번과의 FA컵 16강전 패배와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완패로 불거진 벵거 감독의 위기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의 상징과도 같다. 전문가들은 아스널이 8년 무관행진을 끊기 위해서는 벵거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벵거 감독을 신격화했던 아스널팬들 역시 벵거 감독에게 불신의 눈초리를 보낸지 오래다. 벵거 감독은 한 기자회견에서 "우승 트로피를 원하지 않는다. 여기 있는 여러분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도록"이라며 "얄팍한 전문가들이 너무 많다. 많은 전문가들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며 이성을 잃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수설도 아스널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영국의 복수 언론은 중동 지역의 컨소시엄이 총 15억파운드(약 2조4600억 원)에 아스널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말콤 글레이저가 맨유를 사들일 당시 투자했던 8억 파운드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의 액수로 축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최대 주주인 스탠 크뢴케는 매각 제의를 거절했다.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3일 크뢴케가 아스널을 장기적으로 이끌 것이라 전했고 누구에게도 팔 의향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29.9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알리셔 우스마노프가 현재 보드진과 팬들을 흔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을 이용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아스널은 우스마노프를 보드진의 일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우스마노프는 현재의 경영진이 아스널에 걸맞은 야망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맹렬한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안팎에서 흔들리고 있는 아스널이 위기를 딛고 빅4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해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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