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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미얀마전 2대0 승리가 찜찜한 또다른 이유

최만식 기자

입력 2015-06-18 07:58

'슈틸리케호' 미얀마전 2대0 승리가 찜찜한 또다른 이유


이래서 공은 둥글다고 했다.



최근 치러진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아시아권 강호들이 개운하지 못한 첫발을 내딛었다.

일본, 한국, 호주, 이란이 대표적이 케이스다. 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물론 아시아권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강팀들이다. 그러나 FIFA 랭킹에서 턱없이 낮은 팀들을 만나 이변의 희생양을 면했을 뿐 승리했어도 찜찜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FIFA 랭킹 58위인 한국은 16일 G조 첫 경기에서 85계단이나 아래인 미얀마(143위)에 2대0으로 승리했다. 11일 치른 아랍에미리트(UAE·73위)와의 평가전에서 3대0으로 승리한 것과 비교가 된다.

스코어 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UAE전에 비하면 좋은 점수를 줄만한 경기가 아니었다.

이변의 최대 희생양은 일본(52위)으로 꼽힌다. 일본은 154위에 불과한 싱가포르와 0대0으로 비기는 수모를 당했다. 그래도 일본은 슈팅 35개(유효 18개)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적극성이 뛰어났음을 보여줬다. 한국은 미얀마전에서 슈팅 20개(유효 9개)였다.

63위인 호주도 177위 키르기스스탄에 2대1로 승리했지만 한국과 비슷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17일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찜찜한 승리'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시아 최강 이란(41위)은 173위 투르크메니스탄과 1대1로 비기면서 아예 초상집 분위기다.

이들 아시아 강국은 79위 중국이 부탄(159위)을 6대0으로 대파하면서 FIFA 랭킹의 위엄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 부러울 따름이다.

지난 5월 24일부터 치러진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총 30경기 가운데 FIFA랭킹이 한계단이라도 높은 팀이 승리한 경우는 18차례였다.

이 가운데 한국과 같은 2점차 승리 경기를 살펴보면 한국의 승리가 여전히 찜찜하다. 필리핀(137위)-예멘(165위), 레바논(135위)-라오스(175위), 태국(129위)-대만(178위·이상 2대0) 등의 사례에서 랭킹 격차를 보면 한국은 쑥스러울 수밖에 없다. 103위인 요르단의 경우도 36계단 아래인 타지키스탄(139위)을 3대1로 물리쳤다.

FIFA 랭킹이 각국 대표팀 전력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스포츠라는 게 언제든지 변수와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한국의 이번 미얀마전 승리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일본, 호주, 이란 등 다른 강팀들의 수모에 위안을 삼았다가는 향후 예선 행보가 더욱 꼬일 수 있다.

미얀마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때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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