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초점] 사이다無? 안 볼란다..'더 글로리'→'모범택시' 사적 복수에 열광한 이유

문지연 기자

입력 2023-03-20 13:57

수정 2023-03-22 07:21

more
 사이다無? 안 볼란다..'더 글로리'→'모범택시' 사적 복수에 열광한 …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사이다가 없다면, 시청도 없다. 우여곡절 끝에 주인공이 비로소 웃음을 찾을 수 있었던 과거의 드라마들과 달리 이제는 매회 사이다 없는 드라마들은 시청자를 붙잡아둘 수 없다.



최근 드라마 트렌드는 사적복수, 그리고 사이다다. 자신을 향해 폭력을 휘둘렀던 이들에게 치밀한 설계로 복수하는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의 모습을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김은숙 극본, 안길호 연출)는 공개 첫 주 시청시간 1억2446만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TV 부문 정상을 차지했다.

'더 글로리'의 가장 큰 매력은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무너뜨렸던 빌런들을 향해 무자비한 복수를 퍼붓는다는 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고 영혼을 다치는가 하면, 심지어는 목숨을 잃게 되는 빌런까지 등장하며 시청자들에게는 완벽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온라인 상에는 'TV드라마 버전 더 글로리 결말'이 심심찮게 공개되기도 했다.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 반성한 뒤 동은과 손을 잡는 동은의 엄마(박지아)의 모습이나 개과천선한 빌런들의 모습이 그려질 법도 하다는 우스개소리였지만, 이와 같은 결말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은 '더 글로리'가 사랑받은 가장 큰 이유.

심지어 문동은의 모든 복수 과정에서 '합법'의 테두리는 쓸모가 없었고, 법의 울타리를 넘나드는 주인공의 복수는 법과 제도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복수에 대한 사이다를 터뜨렸다.

최근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오상호 극본, 이단 연출) 역시 매회 사이다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인공인 김도기(이제훈)와 무지개 팀으로 불리는 장대표(김의성), 안고은(표예진), 최주임(장혁진), 박주임(배유람) 등이 의뢰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심지어는 사적인 복수까지 돕는다는 설정의 이 이야기는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승승장구 중이다.

특히 시즌2는 최근 회차가 16%(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을 넘어서며 적수 없는, 시원한 활약을 이어가는 중. 아파트 불법 청약 브로커, 사이비 교주, 노인 대상 범죄 등 사회에 만연해 있는 범죄들에 대해 주인공인 김도기가 속 시원한 복수를 이어간다는 점이 관전포인트. 실제로 전세금 사기와 사이비 등 사회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범죄 행위들에 대해 김도기가 물리적인 복수를 행해준다는 점에서도 '사이다가 터진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실질적인 복수나 매회 등장하는 사이다가 있지 않고는 시청자들을 잡아두기 어렵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로맨스물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시청률로서 증명되는 일. MBC '꼭두의 계절'이나 tvN '성스러운 아이돌' 등은 1%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이 안방을 사로잡은 사적 복수와 사이다에 대한 매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안방을 장악했던 JTBC '재벌집 막내아들'도 주인공인 진도준(송중기)이 위기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순양을 장악해가는 모습이 시원함을 선사했고, SBS '법쩐'도 자신을 무너뜨린 법과 돈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또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인생 2회차를 살아가며 악에 대응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사이다'는 이제 시청자들을 잡아두는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고난과 역경을 견디는 주인공보다는 타격감과 쾌감을 주는 주인공들이 살아남는 시대인 것. 로맨스 드라마로 전국을 강타했던 김은숙 작가도 자신이 만든 복수극 '더 글로리'에 대해 "사이다, 마라 맛"이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할 정도로 드라마의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