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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같은 배우 다른 배역?…채널 돌려도 또 나오는 매직, 아역·조연 '양다리 출연'

정빛 기자

입력 2022-11-29 14:10

수정 2022-12-0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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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배우 다른 배역?…채널 돌려도 또 나오는 매직, 아역·조연 '양다…
아역 배우 차성제가 최근 4편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슈룹', '재벌집 막내아들', '소방서 옆 경찰서', '약한영웅'(왼쪽부터) 중 차성제가 나오는 장면 화면. 사진 제공=tvN, JTBC, SBS, 웨이브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채널을 돌렸는데, 방금 본 배우가 또 나온다.



최근 방송 중인 인기 드라마들을 보면 똑같은 배우의 '겹치기 출연'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동시간대 편성은 아니라도, 한 배우가 비슷한 시기에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극의 감초 역할을 하는 조연 배우나, 주연 배우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아역 배우들 사이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차성제는 무려 4편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동시에 만나고 있다. tvN '슈룹'에서는 반전의 주인공인 어린 익현을,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어린 진도준(김강훈)의 형 진형준을, SBS '소방서 옆 경찰서'에서는 촉법소년 양준태를, 웨이브 '약한영웅'에서는 가출팸 막내를 연기했다.

모두 화제의 인기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차성제의 열연이 빛났던 '슈룹' 14회, '재벌집 막내아들' 2회, '소방서 옆 경찰서' 2회 시청률을 합치면, 32%를 넘는다. 스트리밍 콘텐츠로 시청률이 집계되지 않는 '약한영웅'도 2022년 웨이브 유료 가입자 기여도 1위, 웨이브 '오늘의 톱20' 연속 1위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것이 '요즘 TV만 틀면 아역 배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매니지먼트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데도, 화제작에 줄줄이 나와 시선을 모은다. 연출진이 작은 역할이라도, 우수한 연기력과 신선한 마스크의 차성제를 눈여겨본 것으로 관측된다.

4편까지는 아니지만, 문성현도 화제작 '슈룹'과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호연했다. '슈룹'에서는 간택후궁 고귀인(우정원)의 아들 심소군으로,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순양그룹 진양철(이성민) 회장의 장손 진성준 아역으로 나왔다.

사실 문성현은 지난해에도 인기작에 연달아 나와,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얻은 바다. tvN '빈센조' 장준우 아역, '갯마을 차차차' 홍두식 아역을 맡았다. 올해도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tvN '별똥별' 공태성 아역, '환혼' 서율 아역, '오프닝-스톡 오브 하이스쿨' 이로운, 티빙 '개미가 타고 있어요' 임예준으로 출연한 바 있다.

배인혁도 두 작품으로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SBS '치얼업'에서는 응원단 단장 박정우를 맡아 주인공으로 활약 중이다. '치얼업'만큼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슈룹'에서는 화령(김혜수)의 장남이자 비극의 세자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동감'에도 김용(여진구)의 절친 김은성 역할로 나왔다. 배인혁이 캠퍼스물과 퓨전 사극을 오가며, 다양한 장르 소화력을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겹치기 출연'은 비단 아역 배우들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조연 배우들의 쏠림 현상도 마찬가지다. 최원영은 '슈룹'과 MBC '금수저'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어른 역할'로 열연하고 있다. '슈룹'에서는 조선의 국왕 이호, '금수저'에서는 도신그룹 회장으로 나왔다. 욕망 가득한 재벌 회장부터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애민군주까지 현대와 과거 각각의 최상위 로열 캐릭터를 동시에 소화하고, 선과 악 양극단의 카리스마 연기도 보여주고 있다.

정혜영은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도준(송중기)의 엄마 이해인, tvN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서 마태오(이서진)의 아내이자 레스토랑 오너인 송은하로 분했다. 각 작품의 주인공 가족이자, 최측근 역할인 셈이다.

강기둥도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도준의 친형 진형준을 연기하는 동시에, '소방서 옆 경찰서'에서 경찰서 형사팀 경장인 공명필로도 출연한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맛깔스러운 코믹 연기로 웃음을 자아내는 반면, '소방서 옆 경찰서'에서는 온몸을 내던진 액션 연기로 짜릿함을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한 배우가 동시에 여러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이른바 '양다리 출연'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시청자 입장에서 극 몰입도를 헤쳐 혼란스럽다. 다른 역할이라도 배우의 얼굴이 똑같기 때문에 헷갈린다. 방금 본 작품에서는 악역이었는데, 그 작품이 끝나자 마자 본 다른 작품에서는 천사로 나오면 혼돈이 오기 마련이다. 또 신선함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비슷한 장르나 캐릭터가 아닌 이상, 몰입에 큰 문제가 없다. 특히 대부분 겹치기 출연하는 배우들이 조연이나 아역이기 때문에, 극 전개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일은 없다. 겹치기 출연이 된다는 것은 업계 관계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을 방증한다. 연기가 되는 배우들의 양다리 출연은 시청 흐름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다양한 배우 발굴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같은 의견이었다. 두 관계자 모두 "플랫폼이 다양해진 만큼 드라마 작품 갯수도 엄청나게 늘었다. 그러나 인재 배우들을 한정돼, 중복 출연이 더 잦아지는 것 같다. 검증된 배우층이 넓어질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도 필요한 시점이다"고 입을 모았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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