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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미나리' 차별 논란, 골든글로브 존폐 위기…"톰크루즈, 트로피까지 반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5-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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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차별 논란, 골든글로브 존폐 위기…"톰크루즈, 트로피까지 반납…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에 외국어영화상을 안긴 미국의 대표적인 시상식 골든글로브를 향한 영화인들의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면서 시상식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에 가장 먼저 '손절 선언'을 한 대형 영화사는 워너브라더스다. 워너브라더스는 성명서를 내고 골든글로브의 인종 및 성 차별, LGBTQ 혐오 문제 등을 지적하며 앞으로 골든글로브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최근 골든글로브의 TV 및 영화 부문 수상을 휩쓸었던 넷플릭스 조차도 내부적으로 뚜렷한 변화 및 개혁이 없으면 HFPA와의 모든 활동을 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넷플릭스 테드 사란도스 CEO는 "HFPA가 협회 멤버들의 유색인종 증가를 위해 내부적으로 투표하여 증가시킬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아직은 뚜렷한 변화가 없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스튜디오의 회장 제니퍼 살케 역시 골든글로브와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발표, "그들의 확실한 변화나 명확한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 에이전시, 톱 배우들의 홍보 대행사 등 100여개의 단체들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특히 몇몇 톱 배우들이 직접 HFPA와 골든글로브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할리우드 톱 중의 톱배우, 톰 크루즈는 HFPA에 대한 비판의 의미로 그동안 수상한 골든글로브 트로피 3개('제리 맥과이어' 남우주연상, '7월 4일생' 남우주연상, '매그놀리아' 남우조연상)를 모두 반납했고, 마블의 '블랙 위도우'로 잘 알려진 스칼렛 요한슨은 성명서를 통해 "오랫동안 성차별적인 질문과 발언들로 인해 HFPA 기자회견을 피해왔다"고 맹비난했다. 올해 골든글로브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마크 러팔로는 "HFPA가 변화에 저항하고 있다는 게 실망스럽다. 최근 골든글로브 수상자로서 자랑스럽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보이콧 열기가 심해짐에 따라 골든글로브의 시상식 중계를 맡았던 주관 방송사인 NBC까지 '손절'을 선언, 2022년 골든글로브 중계 취소를 발표했다. NBC는 "HFPA가 의미있는 개혁을 할 것으로 믿지만 그러한 변화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2022년 시상식 중계는 취소한다. 바람직한 개혁을 통해 2023년은 중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골든글로브를 향한 영화인들의 불만과 비판은 오래 전부터 계속된 해먹은 이슈였다. 87명의 소수의 회원으로만 구성된 HFPA는 소수정예 비공개 카르텔식으로 운영되며 그간 골든글로브 노미네이트를 위해 각종 접대를 받아왔다는 의혹부터 횡령 등 불투명한 재정 관리로 지적을 받아왔다. 매회 백인 위주의 후보 선정으로 인종 차별 논란까지 빚어왔고 지난해에는 한 매체의 폭로로 인해 HFPA 멤버 중 흑인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특히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4개 부문을 휩쓸었던 '기생충'은 물론,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을 안긴 '미나리'가 작품상을 비롯한 주요상 후보에서 제외되고 오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만 올라 전 세계의 손가락질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미나리'는 '기생충'과 달리 순수 미국 자본과 윤여정과 한예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 배우와 스태프로 제작된 영화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됐다. HFPA는 극중 영어의 사용 비중이 50%가 넘지 않으면 안된다는 규정을 들먹였지만 2009년 백인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은 영어 사용 비중이 50%도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연기상에 오른 바 있다.

논란이 심화되자 HFPA는 협회 멤버에 유색인종을 증가시키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으나 뚜렷하고 실질적인 운영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할리우드 내 HFPA와 골든글로브 보이콧 움직임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 같은 보이콧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당장 내년 골든글로브의 개최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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