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오상호 극본, 박준우 연출) 10회에서 이제훈은 로맨틱 마초 '왕선생'으로 변신해 보이스 피싱 범죄조직을 싹쓸이했다. 마성의 옴므파탈 작전으로 악당뿐 아니라 시청자 마음까지 홀린 그의 활약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보이스 피싱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김도기(이제훈 분)의 전략은 신박했다. 김도기는 하얼빈 사업가 출신 '왕선생'으로 위장해 보이스 피싱 범죄조직 근거지인 불법 도박장에 잠입했다. 수많은 소시민을 갈취한 그들은 중식집을 도박장으로 운영하며 교묘하게 자금을 세탁하고 있었다. 이를 간파한 김도기는 플레이어로 참석해 자신이 대포폰을 판매하는 사업가임을 흘렸고, 아르바이트생으로 잠입한 박진언(배유람 분)을 통해 그들이 대포폰이 필요하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그의 계획대로 조직의 우두머리인 림복자(심소영 분)가 김도기를 찾아왔다. 김도기는 쾌남 본능을 폭발시킨 완벽한 '밀당 기술'로 림복자의 마음을 훔쳤다. 박진언의 정체가 들통 날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그를 구하고, 림복자의 신뢰까지 얻은 김도기의 기지는 짜릿했다. 박진언을 잠복 경찰이라 속이고 직접 처리까지 해가며 림복자를 사로잡는 데 성공한 것.
응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도기는 밀항하는 자신을 배웅해달라며 허술해진 림복자의 마음을 흔들었고, 연락처를 교환했다. 계좌에서 돈을 빼간 사람이 '왕선생' 김도기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림복자는 위험을 감지하고 도움을 요청했고, 김도기는 그의 재산을 탈탈 털어 망망대해로 배에 실어 보내버렸다. 너를 믿었다는 림복자의 분노에 "당신한테 사기당한 무수한 사람들이 모두 당신을 믿었을 거야. 그들이 어떤 기분이었는지 조금이나마 느꼈길 바라"라는 김도기의 일침은 복수 그 이상의 울림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