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개그맨 박휘순이 아버지를 향한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놔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21일 방송된 EBS1 '인생이야기 파란만장'에서는 박휘순이 출연, 치매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아버지에 대한 사연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휘순은 "지난해 봄 아버지가 치매 판정을 받으시고 병원에 계셨다. 그동안 아버지는 아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아프다고 말씀을 안 하셨다.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곳이 어딘지 모르더라. 생각보다 심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속으로 울고 싶은데 아빠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가족사를 털어놨다.
이어 "병원에 들어서는데 '아버님 미남이세요'라는 원장선생님 말에 아버지가 환하게 웃었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아버지에게 아들로서 용돈을 드린 적은 많았지만 한번도 칭찬과 웃음을 드리지 못했다"며 "아빠가 원장선생님께 '아들과 저는 안 닮았어요. 그래서 내가 미남이에요'라는 농담을 하더라. 아빠가 농담하시는 걸 못 봤었다. 그런 모습을 처음 봤다"고 곱씹었다.
특히 박휘순은 17세 연하 아내 천예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아내는 아버지가 다시 건강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다른 평범한 시아버지와 똑같다고 생각하고 대해 드린다. 아버지가 며느리 보면 정말 좋아하시고 '아가'라며 항상 안아주신다"고 밝혔다.
"기억을 잃어가는 것에 대해 슬퍼하지는 않으시냐"라는 질문에 "처음에는 함께한 기억을 헷갈려하고 혼돈하셨다"며 "나중에는 치매가 오면 기력도 떨어지시니까 혼자 대소변을 못볼때 남자로서 스스로 가슴 아파하고, 자존심이 상해 보였던 부분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치매 소식을 접한 뒤 박휘순은 "아버지가 많이 늙어 있고 많이 아프셨다. 아들이 좀 잘되서 이제 부모님과 여행도 다니고 하려니까 아프고 병이 와서 많이 안타깝다. 그전에는 '내가 왜 이걸 몰랐을까' 싶다. 막상 그 순간이 닥치니까 후회되는 부분이 많아서 요즘은 많이 전화하고 찾아뵌다"고 말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