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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믿보배 감독과 신예 감독의 콜라보"…청룡 후보로 돌아본 2020 韓영화

이승미 기자

입력 2020-12-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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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보배 감독과 신예 감독의 콜라보"…청룡 후보로 돌아본 2020 韓영화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한국 영화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뚜벅 뚜벅 정도를 걸어왔다.



코로나19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대재앙이었다. 할리우드의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마저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고,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극장가에는 차디 찬 냉기가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마른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준 좋은 작품들이 꾸준히 극장으로 고개를 내밀며 단비를 적셨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소리도 없이', '반도' 등의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신인 감독들과 여성 영화의 활약이 눈부셨다. 11일 인천 영종도의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리는 제41회 청룡영화상 개최를 앞두고 2020년 한국 영화를 되돌아 봤다.

▶우민호, 연상호, 양우석…믿보배 감독의 귀환

2015년 영화 '내부자들'로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잔?"이라는 희대의 유행어를 남기며 흥행과 비평을 모두 섭렵했던 우민호 감독이 올해 1월 '남산의 부장들'로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잡았다.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1979년의 시대상과 실존 인물들을 소름끼치도록 완벽하게 재현해 내며 극찬을 이끌었다. 47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성을 입증했으며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10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 돼 작품성 또한 인정 받았다.

국내 관객만 1157만명을 동원한 '부산행'으로 전 세계에 K좀비 열풍을 연 연상호 감독은 속편인 '반도'로 돌아와 코로나19로 움추려 있던 여름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개봉 전부터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지명되며 전 세계 장르 영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또 액션과 카체이싱이 주는 짜릿함을 더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재미를 선사했다.

데뷔작 '변호인'부터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단박에 주목받은 양우석 감독은 올해 '강철비'의 후속 '강철비2: 정상회담'으로 또 다시 관객과 평단을 모두 만족시켜다. 잠수함에 갇힌 남북미 정상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한반도의 평화 문제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면서도 장르 영화의 재미까지 놓치지 않은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작품상을 노리는 입봉작…신인 감독의 활약

신인 감독의 활약도 두드러진 한해였다.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만 보더라도 다섯 작품 중 총 세 작품('남매의 여름밤' '소리도 없이' '82년생 김지영')이 신인 감독의 산물이었다.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 트로피를 싹쓸이 한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은 여름 방학 동안 일어난 남매의 소소한 이야기로 거대한 울림을 선물, 아트버스터라는 극찬을 이끌었다. 홍의정 감독의 '소리도 없이'는 범죄극이 가진 전형성을 깨부수는 스토리와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김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 '82년생 김지영'은 남녀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 세심함 스토리텔링으로 페미니즘 영화로서 확고인 위치와 의미를 세웠다.

신인 감독 후보에 오른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은 비극을 희극으로 승화시키며 기존의 어두운 독립 영화의 전형성을 깼다는 호평을 받았다. '사라진 시간'으로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관객을 만난 정진영도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비트는 독특한 연출 데뷔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신인 감독상 후보에 오르진 못했지만 배우들의 최고의 연기를 끌어내며 주연상 후보를 배출해 낸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전도연), '디바'(신민아) 등의 작품도 모두 신인 연출자의 손에서 탄생한 수작이다.

▶여성 감독, 여성 주연 영화의 눈부신 활약

지난해부터 문화계 전반에 불어온 페미니즘 열풍은 올해 한국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올 한 해 여성 영화인과 여성 서사 영화의 활약은 눈부셨다. 특히 놀라운 데뷔작을 선보인 신인 감독들은 대부분 여성이었다.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후보 역시 정진영 감독을 제외한 네 명의 후보가 모두 여성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디바' 조슬예 감독, '69세' 임선애 감독, '침입자' 손원평 감독, '애비규환' 최하나 감독 등 많은 여성 감독들이 좋은 데뷔작을 내놨다.

여성 주연 영화의 숫자도 눈에 띄게 늘었다. 청룡영화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윤희에게'와 '82년생 김지영' 뿐만 아니라 라미란 주연의 '정직한 후보', 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출격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신혜선 주연의 '결백', 이주영 주연의 '야구소녀' 등의 작품 모두 여성이 1번 주연으로 나선 작품이다.

중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많았다는 것도 2020년 한국 영화의 큰 변화다. 노년 성폭행 문제를 다룬 예수정 주연의 '69세'와 중년 여성의 삶을 그린 김호정 주연의 '젊은이의 양지', '프랑스 여자' 등이 관객을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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