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넘어 세계 영화 역사를 뒤흔든 봉준호 감독과 그의 일곱 번째 장편 영화 '기생충'. 한국영화의 금단의 벽처럼 느껴졌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무려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영화 101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바로 그 순간, 미국 현지 반응은 어땠을까.
미국에서 '기생충'의 뜨거운 열기를 생생히 느낀 한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청룡영화상의 심사위원인 윤성은 평론가는 스포츠조선에 "아카데미 시상식 전부터 미국 현지에서 '기생충'에 대한 반응은 체감을 그대로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공공장소에서 '기생충'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아주 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현지 관객들과 평론가 모두 '기생충'을 블랙코미디에서 스릴러까지 능수능란한 장르의 변주에 대해 놀라워 했다. 또한 미국 사회와 정확히 대응되는 영화 속 지상과 반지하, 지하의 계급구조가 미국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윤 평론가는 "씁쓸한 현실을 통렬하게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오락성을 잃지 않는 독특하고 신선한 작품이라는 특성이 미국과 한국 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전 세계 모든 관객들의 욕구와 맞아떨어졌다. '기생충' 만큼이나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웃기고, 긴장시키고 충격에 빠뜨리고, 감동까지 시키는, 거의 모든 영화적 경험을 하게 하는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기생충'의 세계적인 인기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이어 "작품상 수상 이후 봉 감독과 '기생충' 팀을 향한 축하가 쏟아졌고 축하만큼이나 할리우드 영화인들과 아카데미는 스스로 언어(자막)과 민족의 벽을 넘었다는 감동에 사로잡힌 분위기였다. 아카데미는 현명하게 '기생충'을 선택함으로써 이미지를 한 순간에 쇄신하고 영화상의 위신 또한 더욱 높였다"며 "이는 '기생충'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이야 말로 오스카의 92년 역사를 바꿔놓은 위대한 순간이다. 그 열기는 어느 용광로 보다 뜨거웠다"고 평가했다.마지막으로 윤 평론가는 "'기생충'의 이 같은 성취는 세계 영화사의 흐름을 바꿔놓을 만한 사건이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은 세계 모든 비영어권 국가 영화인, 영화 팬들에게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