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지혜는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자신의 SNS에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털어 놓으려고 한다"며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호흡'에 대해 맹비난했다. 권만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호흡'은 영화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된 영화전문 교육기관인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의 졸업 작품으로 제작비 7000만원의 초저예산 영화다. 윤지혜는 14일 글을 통해 "돈을 떠나 본질에 가까워지는 미니멀한 작업을 하고 싶었다. 초저예산 작업은 처음이었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초심자들에게 뭔가를 느끼고 오히려 열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착각을 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윤지혜는 "한달간 밤낮으로 찍었다. 촬영 3회차쯤 되던 때 진행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됐다"며 그 안에서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을 강요받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고통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컷을 하지 않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을 뿐 아니라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을 하다 쫓겨나기도 했으며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카메라 앞으로 행인들이 지나다녔고, 감정 연기 중에 무전기와 핸드폰과 알람이 울렸다고 설명했다. 윤지혜는 "맡은 대로 자신들의 본분을 다했겠지만, 보석같은 훌륭한 스텝도 있었지만, 전체로는 전혀 방향성도 컨트롤도 없는 연기하기가 민망해지는 주인없는 현장"이라며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 이런 작업조차 간절히 원하는 많은 배우분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같이 한 배우분들께도 제가 이렇게 되어버려 죄송하다. 저는 이렇게나 황폐해져 버렸고 2년 몇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기억이 괜찮지 않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호흡'의 마케팅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호흡'을 홍보사인 영화사 그램 측이 SNS에 올린 현장 사진을 언급하며 "도대체 누구 눈에 밝은 현장 분위기였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걸작'이라는 홍보 문구에 대해서도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 생각인가. 상 몇 개 받으면 걸작인가"라며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다. 이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걸작', '수상한', '묵직한' 이런 표현 쓸 자격조차 없다"고 강한 어조로 주장했다.
한편, 영화 '호흡'은 아이를 납치했던 자신의 범죄에 짓눌려 사는 정주(윤지혜)와 납치되었던 그날 이후로 인생이 무너져 내린 민구(정대건)의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악연의 소용돌이를 그린 작품이다.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과 제3회 마카오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