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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청룡영화상] 정우성·조여정 남녀주연상…'기생충' 최우수작품상·5관왕 [종합]

조윤선 기자

입력 2019-11-21 23:09

수정 2019-11-2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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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정우성과 조여정이 '제40회 청룡영화상'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기생충'은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5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21일 오후 8시 55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는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 시상식은 SBS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청룡의 여신' 김혜수와 2년 연속 파트너로 낙점된 유연석이 공동 MC를 맡았다.

이날 '기생충'은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을 수상하며 5관왕을 차지했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은 올해 열린 제72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칸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100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전 세계적으로도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감독상을 수상한 후 봉준호 감독은 "영광이다. 같이 후보에 올랐던 소중한 감독님들. 대부분 후배 감독님들이라 제가 민폐 끼치는 거 같아 죄송하다 근데 저도 '청룡영화상' 감독상은 처음이다. 한국어 영화로 처음 받는 거다. 나름 받고 싶었던 상이다. 너그러이 봐달라"며 재치있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 영화에 가장 창의적인 기생충이 되어 한국 영화 산업에 영원히 기생하는 그런 창작자가 되겠다"고 전했다.

배우 대표로 나선 송강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저희들에게 작은 선물이 있다면 천만 관객도 너무 감사한 일이고, 황금종려상도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면 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작은 자부심, 우리도 이런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다는 큰 자긍심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자부심과 자긍심을 만들어준 대한민국의 위대한 감독 봉준호 감독님, 최고의 스태프, 훌륭한 배우분들께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며 "이분들이 '기생충'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관객 여러분들의 따뜻한 시선과 성원이 아니었을까 싶다. 관객 여러분께서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만들어주셨다. 이 영광을 관객 여러분께 바친다"고 밝혔다.

남녀주연상은 '증인'의 정우성과 '기생충'의 조여정이 수상했다. 정우성은 "앉아서 시상식 보는데 불현듯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는 말을 장난으로 해보고 싶었는데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받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뒷자리에서 설경구가 '네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수상 응원해줬는데 바람이 현실이 되어서 얼떨떨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청룡영화상' 꽤 많이 참여했는데 남우주연상은 처음 타게 됐다. 계획하고 꿈꾸지 않고 버티다 보니까 이렇게 상을 받게 됐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또 '증인'을 통해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향기와 감독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눈물을 글썽이며 무대에 오른 조여정은 "여우주연상 부문은 저만 '기생충'이 받을 줄 몰랐던 거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항상 상을 침착하게 받았던 편인데... 진짜 몰랐다.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작품 했을 때 배우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와 사랑받게 되는 캐릭터는 다른 거 같다. '기생충' 연교는 진짜 많이 사랑했다. 너무 훌륭한 영화고, 많은 사랑도 받고 그래서 '이건 비현실적이다' 이런 생각했던 거 같다. 그래서 오늘 수상도 전혀 기대 안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에게 "늘 기다렸던 캐릭터였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조여정은 "어느 순간 연기가 그냥 내가 짝사랑하는 존재라고 받아들였던 거 같다. 언제라도 버림받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짝사랑해왔던 거 같다. 그리고 절대 사랑이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게 어찌 보면 나의 원동력이었던 거 같다"며 "이 상을 받았다고 절대 사랑이 이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겠다. 앞으로도 늘, 사실 뻔한 말이지만 묵묵히 걸어가 보겠다. 지금처럼 씩씩하게 잘, 열심히, 짝사랑해 보겠다"며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드러냈다.

조우진은 '국가부도의 날'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조우진은 이날 시상식의 유행어가 된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며 운을 뗐다. 이어 함께 후보에 올랐던 배우들과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김혜수와 유아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이 일인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다면 버텨야만 한다면 이 상을 지표 삼아서 늘 그랬듯 최선을 다하겠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기생충'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이정은은 가장 먼저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박명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너무 늦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진 거 같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스스로는 이만한 얼굴이나 몸매가 될 때까지 그 시간이 분명히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같이 다양한, 재능있는 후보들과 함께 있다가 상을 받게 돼 더 영광스러운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현장에서 제가 배웠던 건 팀워크를 위해 가장 애써주셨던 김씨네 가족의 대표인 송강호 선배님, '기생충'이라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게 처음부터 만들어주셨던 감독님을 볼 때마다 사실은 한 작품이 만들어질 때 보통은 재능이나 천운이라고 생각하는데 매일매일 24시간을 대본과 장면에 대해 생각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정말 많은 공부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은은 "저도 '기생충'으로 주목받게 되니까 약간 겁이 났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사실은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고 '기생충' 말고 다른 작품에 더 많은 시간을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더 몰두하면서 서울에서 벗어났다. 마음이 혹시나 자만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근데 이 상 받고 보니까 며칠은 쉬어도 될 거 같다"며 밝은 미소와 함께 '기생충'에 참여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남녀신인상은 '양자물리학'의 박해수와 '미성년'의 김혜준이 받았다.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문을 연 박해수는 "오늘 생일이다"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늘 오면서 태어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를 위로하고 힘이 되고 치유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서 해왔다. 아직도 갈 길이 많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게 힘 받으라고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양자물리학' 이성태 감독님께서 진짜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주셨고, 힘을 주셨고 친구가 되어주셔서 작품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최고의 선물이다. 앞으로 더더욱 발전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혜준은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저한테 '미성년'은 굉장히 소중한 작품인 것 같다. '미성년'을 만나고 함께했던 순간들이 모두 따뜻했고 행복했던 거 같다. 재작년 겨울에 저한테 '미성년'의 주리라는 역할을 주시고 저 김혜준이라는 배우 자체가 늘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일깨워주셨던 김윤석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리고 '미성년' 속에서 저와 함께 걸어주시고 호흡해주시고 이끌어주셨던 많은 선배님들, 스태프들 한분 한분 모두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 만나겠지만 그분들은 저에게 있어 잊지 못할 굉장히 소중한 분들일 거 같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제가 영화를 보면서 찍으면서 현장에서 느꼈던 많은 위로와 에너지를 이제 저를 보시는 분들이 따뜻한 위로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도록 늘 건강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인 감독상의 영광은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상근 감독은 긴장한 나머지 '엑시트'의 주연 배우 조정석의 이름을 조정식으로 말해 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각본상은 독립영화의 저력을 보여준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 받았다. 김보라 감독은 "이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로 될 수 있을 때까지 만들어준 스태프, 배우분들께 감사드린다. 사랑으로 이 영화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특히 이 작은 영화가 14만에 가까운 관객들을 만나기까지 관객 여러분, 벌새단 여러분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룡영화상' 공식 홈페이지에서 네티즌의 직접 참여 투표로 결정된 청정원 인기스타상은 박형식과 이광수, 이하늬, 임윤아가 차지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2017년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김우빈이 청정원 단편 영화상 시상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건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그를 반기듯 관객석에서는 힘찬 박수가 쏟아졌다.

2년 6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선 김우빈은 "오랜만에 다시 인사드리는 거라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까 고민 많이 했다"며 "다른 어떤 말보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몇 년 전에 제가 몸이 좀 안 좋았다. 참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제가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도 많이 해주셔서 그 덕분에 제가 보다 더 빨리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청룡영화상'이라는 귀하고 멋진 자리를 빌려서 절 위해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부터 전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인사했다.

김우빈은 "오랜만이라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참 많지만 오늘은 제가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이쯤하고 주어진 임무를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40회 청룡영화상은 2018년 10월 12일부터 2019년 10월 10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174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영화관계자 설문 조사를 통해 총 15개 부문 후보자와 후보작을 결정, 8명의 심사위원과 네티즌 투표 결과를 합산해 최종 수상자와 수상작을 선정했다.

-다음은 제40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명단이다.

▶최우수작품상='기생충'(바른손이앤에이)

▶감독상=봉준호(기생충)

▶남우주연상=정우성(증인)

▶여우주연상=조여정(기생충)

▶남우조연상=조우진(국가부도의날)

▶여우조연상=이정은(기생충)

▶신인감독상=이상근(엑시트)

▶신인남우상=박해수(양자물리학)

▶신인여우상=김혜준(미성년)

▶각본상=김보라(벌새)

▶편집상=남나영(스윙키즈)

▶촬영조명상=김지용 조규영(스윙키즈)

▶음악상=김태성(사바하)

▶미술상=이하준(기생충)

▶기술상=스턴트, 윤진율 권지훈 (엑시트)

▶최다관객상='극한직업'

▶청정원 단편영화상='밀크' 장유진

▶청정원 인기스타상=박형식 이광수 이하늬 임윤아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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