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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설리 부재 하에 지속 어려워"…'악플의밤' 측이 폐지를 결정한 이유 [종합]

남재륜 기자

입력 2019-10-21 21:19

수정 2019-10-2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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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설리 부재 하에 지속 어려워"…'악플의밤' 측이 폐지를 결정한 이유


[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JTBC2 '악플의 밤'이 폐지된다.



21일 '악플의 밤' 측은 "지난 11일(금) 방송된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된다"고 알렸다.

'악플의 밤' 측은 "대표 MC의 안타까운 비보를 접한 이후 제작방향에 대한 고민 끝에 고인의 부재 하에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프로그램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당하고 아름다웠던 故설리 님과 함께 한 시간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며 애도했다.

'악플의 밤' 측은 "악플에 경종을 울린다는 기획의도에 공감해 주시고, '악플의 밤'을 아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악플의 밤'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올바른 댓글 매너에 대해 생각해보겠다는 취지로 지난 6월21일 시작했다. 설리와 함께 신동엽, 김숙 등이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설리가 세상을 등지면서 일각에서는 '악플의 밤' 폐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프로그램 취지와 달리 사실상 상처가 될 수 있는 악플을 들여다본다는 게 당사자에게는 가혹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설리는 MC로 매주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악플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악플의 밤'은 자극적인 악플들을 여과 없이 내보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행정 지도인 권고를 받은 바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달 4일 이같이 결정하며 "'악플의 밤'은 올바른 댓글 문화 정착을 기치로 하고 있으나, 자극적인 악플 내용을 상세히 방송하는 것은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저해할 수 있기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악플의 밤' 제작진은 폐지를 결정했다. 프로그램이 시작된지 약 4개월만이다. 이로써 이미 촬영된 17·18·19회 분도 방송되지 않는다. 설리는 이미 17·18회 분을 촬영했고 19회분은 설리가 빠진 채 녹화가 진행됐다. 악플의 밤 제작진은 지난 14일 녹화 직전까지 설리에게 연락을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설리를 제외한 채 19회 녹화를 마쳤다.

연예계 데뷔 후 설리는 각종 논란과 악플에 시달렸다. 특히 노브라 논란과 더불어 열애와 결별 과정, 로리타 논란 등으로 악플이 생겨났다. 실제로 설리는 지난 6월 '악플의 밤'에서 자신을 '악플의 핵'이라고 소개하면서 "악플이 너무 많아서 한번쯤 당당하게 이야기 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또한 설리는 자신을 둘러싼 구설수와 관련해 "브래지어는 건강에도 좋지 않고 액세서리일 뿐"이라는 소신을 전하기도 했고, "실제 인간 최진리의 속은 어두운데 연예인 설리로서 밖에서는 밝은 척해야 할 때가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설리의 안타까운 소식으로 연예계에 '악플'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댓글 실명제'와 같은 악플 방지를 해결책으로 주장했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이어지고 있다.

설리는 지난 14일 오후 3시21분쯤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자신의 집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설리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고 16일 국과수로부터 "외력이나 외압 등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 받았다.

설리는 2005년 드라마 '서동요'로 데뷔해 2009년 걸그룹 에프엑스(f(x))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15년 배우 활동에 집중하겠다며 에프엑스에서 탈퇴했다. 이후 영화 '리얼', 웹예능 '진리상점' 등에 출연하며 꾸준하게 활동했다.

▶이하 공식입장 전문

JTBC2 '악플의 밤'은 지난 11일(금) 방송된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됩니다.

'악플의 밤'은 대표 MC의 안타까운 비보를 접한 이후 제작방향에 대한 고민 끝에

고인의 부재 하에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프로그램 제작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당당하고 아름다웠던 故설리 님과 함께 한 시간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악플에 경종을 울린다는 기획의도에 공감해 주시고,

'악플의 밤'을 아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sj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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