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초점]"'그만' 할때까지 계속"…정우성, 악플 두렵지 않은 '난민' 신념(종합)

김성원 기자

입력 2019-06-20 17:41

more
"'그만' 할때까지 계속"…정우성, 악플 두렵지 않은 '난민' 신념(종합…
배우 정우성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의 '난민, 새로운 이웃의 출현' 북토크에 참석했다. 정우성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2019.06.20/

[SC초점]"'그만하시죠' 할때까지"…정우성,



6월 20일은 국제연합(UN)이 지정한 '세계 난민의 날'이다.

배우 정우성은 전세계 25명 뿐인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중 한명이다. 2015년 6월 임명됐다. 세계적으로는 10번째, 아시아에서는 2번째다. 그는 2014년 11월 네팔을 시작으로 매년 해외 난민촌을 방문해왔다.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 방글라데시, 지부티, 말레이시아 등 손길이 필요한 곳에 그의 발길이 닿았다.

친선대사가 된 지도 어느덧 4년이 흘렀다. 난민촌에서 보고 느낀 이야기가 담긴 따뜻한 책이 나왔다. 정우성이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을 출간했다. 또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난민, 새로운 이웃의 출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스윗한 미소에는 아픔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정우성은 지난달 방글라데시 로힝야 족의 난민촌을 약 2년 만에 다시 찾았다. 기온은 40℃를 넘나들고, 현지인들도 하루에 몇번씩 샤워를 할만큼 습도가 높은 곳이다. "로힝야 난민촌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촌이다. 역사는 20여년 됐다. 지구상에서 가장 불행한 민족이다. 평생 미얀마 국민이라 믿고 살았는데, 정부가 그들을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난민은 전쟁이 끝나면 돌아간다는 희망으로 버티는 사람들인데, 로힝야족은 그 희망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할지, 누구와 함께 시작해야할지 모른다."

정우성은 로힝야 난민에 대한 현실을 호소하는 등 여러 차례 소신 발언을 이어왔다. 하지만 세상의 인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특히 2018년 5월 제주도를 찾은 500여명의 예멘 난민은 난관이었다. 정우성은 유엔난민기구의 입장문을 자신의 SNS에 직접 게재하며 반대 여론에 맞섰다.

그는 전국에 흩어져 체류중인 예멘 난민들에 "지금까지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 그들 스스로도 보호국에서 잘못을 저지를 경우 공동체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면서 "대부분 임시로 인도적 체류를 하고 있다. 언어적 문제도 있고 1년마다 재허가를 받아야하는만큼 취업의 기회나 노동권 문제에 우려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세금으로 그들의 기초생활과 생계를 지원한다는 건 오해"라며 "체류 허가가 주어질 뿐, 자력으로 생활하게 된다. 물론 생계는 녹록지 않다. 잘못을 저지른다면 우리의 법과 제도 하에 제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난민의 대변자 역할에 악플도 피할 수 없다. 정우성은 "무섭진 않고, 놀라긴 했다. 왜 반대하는지, 어떤 관점에서 내게 그런 이야기를 전달하는지 알기 위하게 악플을 차분하게 읽어봤다"는 말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다행인 점은 있다. 여론에 비해 난민기구 후원은 오히려 늘었단다. 정우성은 "자극적인 뉴스와 정보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시각으로 이해하려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의 본업은 배우다. 이미지 타격에 대한 걱정이 없을 수 없다. 그는 "직업의 특성상 전에도 일상의 아름다움을 갈구해왔다. 하지만 난민들을 만나면서 정말 일상에서 내가 누리는 하나하나가 감사하지 않은 게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제가 보고 느끼고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공유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전쟁 때 발생한 난민들을 보호하고, 주택과 교육, 의료 등의 문제를 돕다보니 난민기구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며 "난민이 한국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준비해야하는 미래"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우성의 국제난민기구 친선대사로의 활동을 모은 책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도서전 종료 후 판매가 시작된다. 인세는 유엔난민기구에 전액 기부된다.

"친선대사 한지 5년 됐다. 그만하시죠 할때까지 할 생각이다. 아직 건강도 괜찮고, 1년에 한두번 캠프에 갈 여력도 있다. 이제 다음 난민캠프 행선지를 고민해보겠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활짝 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