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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신나고 코믹하게' 로이드 웨버가 돌아왔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

김형중 기자

입력 2019-06-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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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고 코믹하게' 로이드 웨버가 돌아왔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스쿨 오브 락'. 사진제공=클립서비스

답답하고 짜증나는 세상, 누적된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주는 화끈한 뮤지컬 한 편이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의 황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최신작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이다.



'코믹 연기의 달인' 잭 블랙 주연의 영화(2003)가 원작이니 분위기를 짐작할만 하다. 찌질하고 철은 없지만 인간미 넘치는 가짜 선생 듀이와 개성 강한 10살짜리 꼬마 제자들이 티격태격하면서 밴드 배틀 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원 팀'이 되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전형적인 해피엔딩 스토리지만 꿈을 찾아가는 분투의 과정, 음악의 위대함, 세대간의 갈등과 화해, 여기에 알콩달콩 로맨스까지 촘촘하게 배치되어 빈틈이 없다.

무엇보다 2시간 30분 내내 무대에서 뿜어져나오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기타리스트인 듀이 핀이 밴드에서 쫓겨나는 첫 장면부터 마지막 배틀 경연 장면에 이르기까지 강렬한 사운드와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유머 코드가 객석을 들었다놨다 한다.

부당한 권위에 저항하고 자유를 갈구하는 로큰롤의 철학을 꼬마들에게 설파하는 듀이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진지하고, 퀸과 레드제플린, AC/DC, 플릿우드맥 등 락의 전설들의 명곡들이 살짝살짝 피처링되는 것도 보고듣는 재미가 있다.

시종일관 무대를 뛰어 다니며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라이브 무대야말로 이 작품의 압권이다. 무엇보다 공연 내내 총 거리 5.6km를 종횡무진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주인공 듀이 역의 코너 존 글루리의 열연은 관객들의 열띤 환호를 끌어 낸다. 한번 공연할 때마다 1kg씩 빠진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기타, 드럼, 키보드 등을 어른배우들은 물론 앙증맞은 꼬마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데 실력이 대단하다. 700개 이상의 조명과 200개가 넘는 스피커를 통해 눈 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라이브 연주는 락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객석의 체감온도는 급상승한다. 어깨를 들썩이며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간판 넘버인 '스틱 잇 투더맨(Stick it to the man)'과 '스쿨 오브 락'은 파워풀하고, '수학은 놀라운 것(Math Is a Wonderful Thing)'은 재치있다. 교장 선생님이 부르는 '여기는 호레이스 그린 학교(Here at Horace Green)'는 로이드 웨버의 전성기 멜로디를 떠올리게 한다. 로이드 웨버는 락은 물론 모차르트의 '밤의 여왕 아리아', 성가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을 적절히 조화시켜 음악의 컬러를 풍성하게 했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 뮤지컬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완성한 로이드 웨버는 '스쿨 오브 락'으로 대중 곁에 한걸음 더 다가왔다. "브로드웨이를 다시 한 번 뒤흔들었다"는 평을 들은 로이드 웨버의 '스쿨 오브 락'이 서울을 얼마나 뒤흔들 놓을지 궁금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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