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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韓이용자만 240만명"..넷플릭스 상륙後 3년, 드라마 시장 지각변동

문지연 기자

입력 2019-04-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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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이용자만 240만명"..넷플릭스 상륙後 3년, 드라마 시장 지각변동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넷플릭스(Netflix) 한국 상륙 후 3년, 국내 드라마와 영화 제작시장은 물론 OTT(Over The Top·기존 통신 및 방송사가 아닌 사업자가 인터넷으로 드라마와 영화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업계까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2016년 1월 넷플릭스가 한국 무대에 진출했을 때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한국 시장에서는 OTT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고, 각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등이 상한가였다. 넷플릭스라는 폐쇄적 플랫폼 역시 익숙하지 않아 시청층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또 월정액을 가입해야만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데다 해외콘텐츠 위주로 서비스가 제공돼 국내 환경과도 다소 거리가 있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 상륙하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독점 공개했다. 당시 '옥자'는 극장 개봉보다는 넷플릭스를 통한 스트리밍 공개에 집중했고, 일부 이용자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으나 이 인기 역시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예상은 비켜갔고, 시대는 또 달라졌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자체 제작 드라마를 연이어 공개하며 시청층 확보에 힘을 쓰기 시작한 것. 지난해부터 관심을 받아왔던 첫 오리지널드라마 '킹덤 시즌1'(김은희 극본, 김성훈 연출)은 주지훈과 배두나, 류승룡 등의 출연으로 관심을 받았고, 광활한 스케일로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회당 2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한 만큼 고퀄리티의 영상미를 자랑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킹덤'을 제작했던 에이스토리는 시즌1의 성공에 힘입어 흑자 전환까지 했으니, 파급력과 성공이 증명된 셈이다.

특히 넷플릭스의 국내 이용자 수는 1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28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올해 2월 말을 기준으로 넷플릭스 웹 및 앱의 순 방문자는 240만2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 지난해 2월(79만9000명)보다 3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아이유 주연의 '페르소나'와 지수, 정채연, 진영 주연의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이외에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한국 드라마들이 줄을 지어 라인업을 완성하고 있다. 김소현이 주인공으로 나선 '좋아하면 울리는'부터 정유미, 남주혁 주연의 '보건교사 안은영', 김동희, 정다빈이 주인공으로 낙점된 '인간수업', 그리고 '킹덤' 시즌2에 이르기까지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의 라인업은 지상파와 종편, tvN 등에서만 보던 막강한 라인업과는 다른 신선함을 준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방송보다는 넷플릭스를 선호하는 추세"라며 "한 배우는 '넷플릭스에서 하면 하겠다'는 조건까지 내걸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이미 한국 내 드라마 산업을 바꿔놓을 정도로 넷플릭스가 한국 미디어 산업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은 남다르다. 보수적인 지상파도 태도가 달라졌다. SBS는 5월 방송 예정이던 '배가본드'를 넷플릭스와 동시 방영하기 위해 9월로 편성을 이동시켰다. 지상파 방송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동시방영을 선택했다. SBS를 시작으로 다른 지상파 방송사도 넷플릭스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OTT서비스들도 넷플릭스의 독주에 반격을 시작하고 있다. 지상파와 종편을 다시보기할 수 있는 플랫폼인 POOQ(푹)은 5월 초까지 총 187개의 타이틀, 2880개 에피소드 규모의 해외 시리즈를 차례로 선보인다. 미드와 중드, 일드 등 해외시리즈를 동시 제공 중이던 푹이 메이저 스튜디오의 인기작을 한국에 대거 업데이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넷플릭스가 프리미엄요금제(1만4500원)의 반값 수준에 해당하는 모바일요금제(6500원)를 시범적으로 선보인다. 또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100원 콘텐츠팩도 들고 나왔다. 평균 9000원대의 이용권을 판매했던 푹은 100원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넷플릭스에 맞불을 놓았다.

11월에는 월트디즈니의 OTT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캡틴마블' 후 마블 작품들을 독점 방영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도 변신을 시도한다. 유일한 단점이던 '점유율 공개' 이슈를 꺼내들었다. 미국 외신에 따르면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OO)는 투자자들에게 "더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내의 전략은 '양보다 질'이다. 수적으로 많은 콘텐츠를 공개하기보다는 질적 수준이 높은 콘텐츠를 공개,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질적 수준이 높은 콘텐츠를 공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즌제나 콘텐츠 재생시간 등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창작자의 창작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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