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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추상미 "극심한 산후 우울증→아이에 집착, 연출하며 극복했다"

이승미 기자

입력 2018-10-16 08:40

수정 2018-10-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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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미 "극심한 산후 우울증→아이에 집착, 연출하며 극복했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추상미가 영화 연출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1951년 북한에서 폴란드로 보낸 1500명의 6·25 전쟁 고아와 폴란드 교사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폴란드로 간 아이들'(추상미 감독, 보아스 필름). 영화의 연출을 맡은 추상미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난 13일 페막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 공식 초청돼 공개된 후 호평을 이끌고 있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배우 추상미가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은 작품. 추상미는 영화 '접속'(1997), '생활의 발견'(2002), '누구나 비밀은 있다'(2004), '열세살, 수아'(2007) 등을 통해 실력파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단편 영화 '분장실'(2010), '영향 아래의 여자'(2013)를 연출하며 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우연히 폴란드로 간 1500명의 한국전쟁 고아들의 실화를 알게 된 추상미는 아이들의 상처를 사랑으로 품어준 폴란드 선생님들의 헌신적이고 위대한 사랑에 감동 받는다. 위대한 사랑의 실체를 찾아 탈북소녀 이송과 함께 폴란드로 떠난 추상미는 실제 아이들이 처음 도착했던 기차역과 양육원을 찾아가고 폴란드 선생님들을 만나 당시 아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다.이날 추상미 감독은 극심했던 산후 우울증을 영화 연출을 하면서 극복했다고 전했다. 추 감독은 "그때 제가 겪었던 산후 우울증이 아이에 대한 애착이 심해지는 거였다. 아이가 계속 잘못되는 악몽을 계속 꾸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다 내 아이 이야기 같고 그랬다. 드라마에서 비극적인 아이가 나오면 심하게 우울하고 눈물이 났다. 그게 과도한 모성 호르몬에 영향으로 그렇다고 하더라. 산후 우울증 관리가 잘 안돼서 일반 우울증으로 번진 상황이었다"고 당시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다가 다큐에서 나온 북한 꽃제비 사진을 봤는데 정말 우리 아이인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 사실 거 전까지는 꽃제비라는 말도 잘 몰랐다. 그 꽃제비 아이가 죽었다는 기사를 또 보게 됐는데 눈물이 한꺼번에 주룩주룩 나더라"며 "이 우울증에 벗어나기 위해서 장편영화를 만들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참이었고 소재를 찾고 있었는데 정말 운명적으로 그걸 보게 된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감독은 "그러다가 대학 후배가 일하는 출판사에 가서 폴란드로 간 북한 고아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욜란타의 소설 '김귀덕'과 이야기를 듣게 된 거다. 그래서 그 자료들을 다 다 받게 됐다. 그걸 집에 와서 보다가 너무 감동을 받았다. 이런 실화가 아직도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게 놀랍기도 했다. 혹시 그 실화가 의도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저는 꽃제비 영상을 본 이후라 북한 고아들이 한국전쟁 초기의 가장 비참한 결과물인데, 이 꽃제비들은 또 다른 고아가 아닌가 싶더라. 분단이라는 비극속에 다 연결이 있고 접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폴란드로 간 한국 전쟁 고아에 대한 극영화 '그루터기들'을 준비하면서 다큐멘터리 '폴란드로 간 아이들'까지 제작하게 됐다는 추상미. 그는 "극 영화를 만들기 까지의 리서치 여정을 모두 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오는 10월 31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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