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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유가족 "'암수살인' 동의X..뒤늦은 사과 무슨 소용있나"

조지영 기자

입력 2018-09-21 16:06

수정 2018-09-21 16:14

 유가족 "'암수살인' 동의X..뒤늦은 사과 무슨 소용있나"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유가족의 상처와 고통이 더 커졌는데, 이제와서 사과하면 무슨 소용인가요…."



범죄 영화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필름295·블러썸픽쳐스 제작)의 실제 모티브가 된 사건의 유가족이 '암수살인'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까지 과정을 밝혔다.

유가족의 변호를 맡은 유앤아이파트너스 정재기 변호사는 21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당시 사건의 여러 피해자 중 한 피해자의 부모님과 여동생이 '암수살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원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유가족은 지난 8월 '암수살인'의 홍보 영상을 보고 사건의 영화화를 처음 알았다. 처음 영상을 보고 너무 큰 충격과 고통을 받았고 고민 끝에 '암수살인'의 투자·배급사인 쇼박스에 연락을 취했다. 유가족의 동의 없이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영화에 묘사한 지점을 물었는데 이렇다할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래서 유가족은 8월 말 내용증명으로 쇼박스에 공식적인 항의를 보냈고 한달여 뒤인 9월 중순께 쇼박스로부터 내용증명에 대한 답을 받았다. 쇼박스의 공식입장은 영화 상영 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허구의 영화'라는 문구를 넣겠다는 것 뿐이었다. 이렇다할 사과나 동의, 양해를 구하기 보다는 단지 그 조치 뿐이었다. 유가족은 더 큰 상처를 받았고 고통받게 됐고 결국 법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뒤 보도가 된 오늘(21일) 뒤늦게 '암수살인' 제작사와, 쇼박스, 김태균 감독이 유가족에게 찾아뵙고 이 과정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이제와서 유가족에게 이런 이야기가 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지금 와서 만난다고 유가족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유가족은 '암수살인' 측과 만남을 거부하고 법원에 판결을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암수살인'은 부산의 실제 암수 범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앞서 지난 2012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된 사건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뒤늦게 실제 사건의 피해 유가족들로부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 개봉에 적신호가 켜진 것. 오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가처분 재판이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암수살인'의 제작사인 필름295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암수살인'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제작사는 영화가 모티브로 한 실화의 피해자 유가족들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피해자를 암시할 수 있는 부분은 관객들이 실제인 것처럼 오인하지 않도록 제작과정에서 제거하고 최대한 각색했다. 다만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분이 상처받으실 수 있다는 점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해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 부족하게 느끼시는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김윤석, 주지훈, 문정희, 진선규, 허진 등이 가세했고 '봄, 눈'의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0월 3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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