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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잇따른 최고평점...'버닝' 황금종려상 낭보 알릴까(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18-05-17 14:56

수정 2018-05-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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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따른 최고평점...'버닝' 황금종려상 낭보 알릴까(종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전세계 영화인들이 꿈꾸는 최고 영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버닝'이 한국영화 최초로 들어 올릴 수 있을까.



17일(이하 한국시각)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파인하우스필름·NHK·나우필름 제작)이 영화매체로부터 연달아 최고 평점을 받으며 유력한 수상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버닝'은 올해 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 8년 만에 영화 무대에 복귀한 이창동 감독의 신작이란 점 외에, 파격적인 줄거리, 한국 스크린의 젊은 기둥 유아인과 재미교포 스타 스티븐 연을 투톱으로 캐스팅했다는 점에서 제작단계부터 세계 영화계가 주목했던 문제작이다.

이날 '버닝'이 공식 스크리닝 월드프리미어를 진행한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는 기대감을 반영하듯 2300여명의 관객으로 가득찼고 상영이 끝난 뒤엔 이창동 감독을 비롯해 배우들을 향한 찬사와 경의의 기립박수가 5분간 이어졌다. 거장의 귀환에 모두가 매료된 밤이었다.

티에리 프리모 영화제 집행 위원장은 "대단하고, 훌륭하며 강한 영화"라며 "순수한 미장센으로서 영화의 역할을 다하며 관객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고 극찬했다. 프랑스 배급사 디아파나 미쉘 생-장 대표는 "최고의 영화였다. 모든 프레임 하나하나가 완벽하게 연출된 듯 했다. 정말 숨이 막힐 정도의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끝났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계속 더 있었으면 하고 바랄 정도였다. 이창동 감독이 이렇게 엄청난 영화로 돌아온 것이 너무 기쁘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한 마카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마이크 굿리지는 '버닝'을 '올해 칸에서 본 최고의 영화'이자 '진정한 걸작'이라고 소개했고 토론토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지오바나 풀비 역시 "최고의 영화였다. 모든 프레임 하나하나하나가 완벽하게 연출됐다"고 감탄했다. 인디와이어지 평론가 데이비드 엘리치는 '버닝'을 향해 "마스터피스"라는 호평을 전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칸을 뜨겁게 '버닝'한 이창동 감독의 '버닝'. 영화지의 평점 반응도 상당했다. 아이온시네마, 스크린데일리, 르필름프랑세즈 등 유력 영화지는 칸 영화제 기간 중 경쟁부문 공식 스크리닝이 진행될 때마다 유력 영화인들의 평가로 별점을 매기고 해당 별점은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단 '버닝' 상영 직후 가장 빠르게 공개된 미국 영화잡지 아이온시네마의 평점은 '버닝'에 최고점인 5점 만점의 3.9점을 내렸다. 이는 17일까지 공개된 16편의 경쟁부문 진출작 중 최고점 기록이다. 앞서 '버닝'이 공개되기 전 유력한 황금종려 수상작으로 거론되고 있는 '콜드 워'(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의 평점은 3.7점으로 '버닝'이 0.2점을 앞서며 공개작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이온시네마에 이어 공개된 이탈리아 영화지 ICS 필름(International Cinephile Society Films)의 평점 역시 '버닝'에 압도적인 평점을 선사했다. ICS는 '버닝'에 4.83점을 내렸고 이는 '이미지의 책'(장 뤽 고다르 감독)이 받은 평점 4.43점 보다 0.40 높은 점수로, 아이온시네마와 마찬가지로 현재 공개된 경쟁작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버닝'은 ICS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을 예상하는 황금종려 마크도 2개나 획득했다.

물론 아직 모든 영화지의 평점이 공개된 것도, 모든 경쟁작이 공개된 것도 아니다. 또한 영화지의 평점이 황금종려상 수상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엔 영화지의 평점과 전혀 다른 수상작이 선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올해 칸영화제는 분위기가 다르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칸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폭발적인 관심과 뜨거운 반응을 얻은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기 때문. 실제로 후반부에 접어든 올해 칸영화제는 내부적으로 심심하다는 평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작품 외적인 이슈들이 오히려 올해 칸영화제를 채우고 있다는 아쉬운 평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중. 평이한 수준의 경쟁작들의 평이한 경쟁을 펼쳐지고 있는 칸영화제가 '버닝'을 통해 확실히 분위기가 달아오른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이창동 감독은 앞서 '밀양'으로 2007년 여우주연상(전도연)을, '시'로 각본상을 수상한 '전력'이 있는, 말 그대로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다. '버닝'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여러 정황상 수상 가능성은 청신호를 켠 상태다.

칸영화제 폐막식은 현지시각 19일 오후 7시15분(한국시각 20일 새벽 2시15분)에 시작하고, 1시간~1시간30분 후에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녀주연상, 각본상 등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한편,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혜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를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등이 출연하고 '시' '밀양' '오아시스' '박하사탕'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신작이다. 오늘(17일) 국내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한국영화 역대 주요 국제영화제 주요부문 수상 연혁

1961년 '마부'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특별상(강대진 감독)

1962년 '이 생명 다하도록'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특별상, 아동특별연기상(신상옥 감독, 전영선)

1987년 '씨받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강수연)

1988년 '아다다' 몬트리올영화제 여우주연상(신혜수)

1989년 '아제아제 바라아제'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강수연)

1991년 '은마는 오지 않는다' 몬트리올영화제 감독상 · 여우주연상(장길수 감독, 이혜숙 주연)

1993년 '살어리랏다'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이덕화)

2002년 '취화선' 칸영화제 감독상(임권택 감독)

2002년 '오아시스'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배우상(이창동 감독, 문소리 주연)

2003년 '지구를 지켜라' 모스크바영화제 감독상(장준환 감독)

2004년 '사마리아'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김기덕 감독)

2004년 '올드보이'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박찬욱 감독)

2004년 '빈집'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미래비평가상(김기덕 감독)

2007년 '밀양'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전도연 주연)

2009년 '박쥐' 칸영화제 심사위원상(박찬욱 감독)

2012년 '피에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김기덕 감독)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김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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