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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피해자, 처벌 강하게 원해"..조민기, '반박'만이 답은 아닌 때

문지연 기자

입력 2018-02-22 10:48

수정 2018-02-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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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 처벌 강하게 원해"..조민기, '반박'만이 답은 아닌 때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증거와 증언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조민기는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0일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고 논란 역시 계속해서 커지는 중이다. 피해자들은 실명을 공개하고 조민기에게 '당했다'는 사실을 SNS와 게시판 등을 통해 공개했고 익명을 빌려 폭로를 이어간 학생들도 있었다. 학생들의 증언은 일관적이었다. '조민기가 오피스텔로 불러내 개인적인 술자리를 가지며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을 했다'거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 그리고 '성적인 언행을 했다'는 것 등이었다. 피해자들의 폭로 내용은 이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그만큼 이들의 '당했던' 일들이 일관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 보였다.

이에 대한 조민기의 태도는 반박과 변명과 한탄으로 이어졌다. 사과는 없었고 오로지 "성추행 및 중징계는 모두 명백한 루머이고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이어갔다. 이후 인터뷰를 통해서도 계속해서 억울하고 힘들다는 입장이었다. 가장 최근 인터뷰인 지난 21일 채널A '뉴스TOP10'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교수직으로 스케줄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7년을 근무했는데 남는 게 이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라 와 있었다. 그런 학교에서 음해가 계속되면 난 있을 이유가 없다"며 "팔자에도 없는 교수 한답시고 1학기부터 시작해 2학기 때까지 오는 게 '이제는 나 하나 다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족까지 다치겠다' 싶어 진술서를 쓰며 1차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청주대 측이 처음 밝혔던 입장과는 대비되는 해명이었다. 청주대는 조민기와 관련해 학생들의 신고로 인해 중징계를 한 바 있다고 밝혔지만, 조민기는 이에 대해 "대학 선배로서, 또 교수로서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추문에 휩싸인 것 자체에 회의감과 자책감을 느껴 바로 사표를 제출하였으나, 대학 측에서 진상규명 후에 수리가 가능하다고 보류하다 이후로도 신문고 내용의 피해자와 제보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이어져 현재는 사표가 수리된 상황"이라고 했지만, 이는 청주대 측의 입장과는 대비되는 결과였다.

청주대는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진행된 이사회 회의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해당 회의록에는 조민기의 징계결정 여부가 담겨 있었다. 이사회는 이날 회의록을 통해 "2017년 10월 교육부로부터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교원의 학생 성추행 신고에 대한 민원 이첩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개최해 조사한 결과 그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으며 징계 혐의자의 행위가 청주대학교 성희롱, 성폭력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 제2조 1항의 성희롱에 해당되고 피해 학생이 처벌을 강하게 원하고 있으며, 본교 인사규정 제44조 3호 '학교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므로 엄중한 징계를 요구하는 것임을 기배부한 회의 자료에 의거 제안 설명한다"고 밝혔다. 이후 2월 13일 열린 회의를 통해 조민기의 면직을 결정했다.

해당 사실을 알리는 구체적인 증언들과 회의록 등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가운데 사과 없이 무조건 '억울하다' 외치는 조민기의 태도는 불난 데 기름을 붓는 중이다. "딸 같은 아이들"이라는 그의 발언과 "수고했다는 뜻으로 격려차 안아준 것"이라는 말 등이 대중 분노하게 하는 중이다. 조민기는 억울하고 답답하고 한탄을 하고 싶을 수 있지만, 그를 향한 증언과 증거가 계속되는 가운데 '억울함 토로와 반박'만이 해답은 아닌 상황이다.

한편 청주대 측은 조민기의 반박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청주대는 22일 스포츠조선에 "조민기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유감이다. 다만 학교 측의 입장은 이전에도 지금도 동일하다. 학생의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현재 청주대는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았고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신분이 노출되거나 하는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고민 중이다. 학생 인권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경찰과 협의할 계획이며 신속한 처리도 부탁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조민기는 여전히 '반박'과 '한탄' 외에는 입장 발표를 멈추고 있다. 여론은 '사과 없는' 조민기의 행동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지만, 여전히 조민기는 사과의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이 행동이 기름을 붓고 있다. 피해를 입은 학생들은 실명을 밝히고 조민기의 행동을 폭로했고 청주대 측 역시 '조사 결과' 학생들의 제보가 사실이었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사건은 계속해서 조민기의 인정과 사과를 바라고 있는 상황. 그의 침묵과 억울함 토로만이 답은 아닐 것이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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