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초점] "악할수록 매력적"…韓드라마 '惡벤져스' 시대

문지연 기자

입력 2018-01-21 11:42

more
 "악할수록 매력적"…韓드라마 '惡벤져스' 시대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연기인생 n년, 악역으로 빵 떴어요."



고구마를 100개 먹은 것처럼 답답한 배역보다는 이왕이면 시원시원하게 악행을 저지르는 쪽이 낫다는 배우들도 있다. 그리고 또 최근에는 악역이 하나의 매력적인 연기 장르로 떠오르며 관객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배우들도 자신이 작품 안에서 차지하는 '분량'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얼마나 강렬한 느낌을 갖출 수 있는지 혹은 한 장면을 등장하더라도 확실하게 시청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 덕분에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악역'이 환영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최근 배우들은 선한 역보다는 악역을 맡으며 '인생캐'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현하고 눈 앞에 있는 모든 것을 부수거나 혹은 서늘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 단 몇 장면, 혹은 한 장면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깊게 남을 수 있으니 배우들이 생각하기에도 악역이란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터일까. 그러다 보니 이제 '악벤저스'라는 이름으로 악역들이 떼로 나오는 드라마도 등장했고, 단 한 명의 악역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는 드라마도 있었다. 악역이 스토리의 중심이 되어버린 작품도 존재했다.

지난 17일 첫 방송 된 SBS 수목드라마 '리턴'(최경미 극본, 주동민 연출)은 나쁜놈들 투성이다. 하나같이 부잣집 아들들인데 악행을 저지르고 또 심지어는 살인 용의자들이기도 하다. 돈과 권력이 있으니 이들을 막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터. 그렇기에 악역들의 악행은 도덕에서 우러나오는 주저함이 없이 곧바로 실행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들의 힘도 '리턴' 속 악벤저스를 더 악하게 만드는 재료가 되는 중.

악역 유경험자이자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역대급 악역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을 들은 신성록은 이번에도 서늘한 눈빛만으로도 악한 카리스마를 만들어내는 등 열연을 펼치는 중이다. 박기웅도 마찬가지. 박기웅은 KBS2 '각시탈'을 통해 악역을 선보인 바 있는 배우. 이번에도 역시 흡인력 있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봉태규는 기존에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 중. 극악무도한 악역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 모습이 매력적이라는 평도 이어지는 중. 봉태규의 악역 열연에도 시청자들의 시선이 쏠린다. 이중 막내인 윤종훈 또한 마약 중독에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커터 증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인물이다. 약에 취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어찌 보면 유약한 악역인 셈. 극중 강렬한 캐릭터를 맡은 네 사람이 바로 드라마의 키 포인트이자 중심. 이들이 '리턴'에서 더 악하고 강렬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나쁜 놈'들이 있다면 '악녀' 또한 매력적인 배역일 것. KBS2 '흑기사'(김인영 극본, 한상우 연출)의 서지혜는 '역대급 악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200년을 넘게 산 존재이자 주인공인 문수호(김래원)와 정해라(신세경)의 사랑을 손 위에 올려두고 방해하고 있는 샤론으로 변신한 서지혜는 극을 이리저리 주무르며 시청자들에게 '희대의 악녀'라는 평까지 듣는 중. 이뿐만 아니라 문수호를 따라다니는 '미저리' 같은 모습이나 정해라의 얼굴을 향해 가위를 드는 무시무시한 모습들까지 보여줬고, 또 정해라와는 그 일로 인해 육탄전까지 벌이며 전에 없던 '사이다'라는 평까지 듣고 있다. 특히 '흑기사'는 주인공이 아닌 샤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질 정도로 악녀 샤론 위주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중. 그만큼 서지혜가 매력적으로 샤론을 연기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서지혜뿐만 아니라 윤유선도 최근 악녀로 변신했다. 윤유선은 그동안 인자한 역할, 혹은 귀여운 여자의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이번엔 분위기 자체를 확 바꿨다. "원없이 미움 받고 싶다"던 윤유선의 마음이 드러났는지, 그는 최근 국수란 역을 맡아 SBS '의문의 일승'(이현주 극본, 신경수 연출)에서 악녀로 활약 중이다. 국정원장으로서 온갖 악행을 저지른 국수란의 모습을 표현한 윤유선은 그동안 꼭 한 번 맡아보고 싶었다던 악역을 맡아 종횡무진 활약하는 중. 주인공인 오일승(윤균상)에 맞서 악행을 일삼는 모습 등이 '피도 눈물도 없는' 진짜 악인의 모습처럼 보여지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렇듯 브라운관 속에서 악행을 펼치는 정말 매력적인 악역들이 꾸준히 만들어지는 중. 오는 24일 첫 방송 되는 tvN 새 수목드라마 '마더'에서는 고성희가 자신의 딸을 학대하는 엄마로 등장, 악녀로서 존재감을 뽐낼 예정이다. 또 지상파 드라마에 첫 도전하는 걸스데이 유라도 KBS2 '라디오 로맨스'에서의 악역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lunam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